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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된 아이디어] 저렴한 웰빙 ‘더페이스샵’

등록 2005-06-02 00:00 수정 2020-05-03 04:24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저가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THEFACESHOP)이 지난해부터 화장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3년 12월 더페이스샵 1호점을 명동에 오픈한 뒤 1년 만에 매출 997억원을 올렸다. 현재 국내 매장 306개, 해외 매장 31개를 거느리고 있다. 이 브랜드의 제품 구성을 보면 현재 600여종, 1090개 품목을 갖추고 있다. 개별 상품 가격은 400∼1만4900원까지 분포돼 있는데, 1만원대 이상은 단 3가지에 불과하다. 전체 제품의 60%가 3300원 이하의 초저가다. 단일 품목 기준으로 매출 수량 1위 상품은 ‘마스크시트’(1천원), 매출 금액 1위는 ‘화이트트리’(1만2900∼1만4900원)라고 한다.

사실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먼저 돌풍을 일으킨 건 ‘미샤’다. 미샤가 2003년부터 잘 팔리기 시작하면서 ‘화장품은 비싸야 잘 팔린다’는 고정관념이 상당 부분 깨졌다. 화장품 시장이 고가 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나뉜 것이다. 그 뒤 ‘더페이스샵’ ‘캔디샵’ ‘도도클럽’ 등 후발 브랜드들이 출현했다. 지난 5월에는 대형 화장품 업체인 태평양에서도 명동에 저가 화장품 매장을 오픈했다. 고가 화장품 브랜드도 그동안 자신들이 놓치고 있던 저가 시장에 이제 막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페이스샵이 미샤의 성공요소를 벤치마칭했으면서 출시 1년 만에 미샤와 어깨를 겨룰 정도로 급성장한 비결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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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스샵쪽은 “꽃, 과일 등 식물성 재료로 화장품을 만들고 용기와 매장 인테리어 등을 흰색으로 통일해서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했다. 저가의 싼 브랜드만이 아니라 ‘자연주의 웰빙’ 슬로건을 내세웠는데, 이런 친환경적 제품이 소비자들한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단지 트렌드만 좇으면 수많은 경쟁 브랜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독창성이 떨어지고 자칫 모방 제품만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더페이스샵은 미세한 시장의 변화를 빨리 포착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변화(웰빙의 저렴화·일상화)에 주목했다. 소득수준·취향·욕구에 따라 웰빙 욕망이 세분화되고, ‘저렴하지만 고급스러운 화장품’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상품 기획에 반영한 것이다. 파도에 먼저 올라탄 셈이다. 기존 화장품 숍과 달리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도 전혀 새롭게 바꿨다. 매장에 비타민 느티나무를 심고, 바깥에서 보면 쇼윈도처럼 보이는 ‘미니 디스플레이존’을 설치했다. 미샤는 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색조’ 화장품이 강점인 반면, 더페이스샵은 스킨로션과 에센스크림 등 ‘기초 라인’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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