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진/ 영화평론가 hawks1965@hanmail.net

마이클 무어는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반대기업 친노조 성향 때문에 온전히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고 근근이 프리랜서로 먹고살았으며, 생전 처음 잡은 영화 카메라로 제너럴 모터스 기업의 전횡을 고발한 가 흥행하면서 삽시간에 유명인사가 됐다. 그 뒤로도 활발한 문필 활동을 병행하며 이란 책으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멍청한 백인들로 가득 찬 미국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여전히 생각하는 ‘반골’이다. 멍청한 백인들 위에 군림하며 대기업과 교묘하게 결탁해 사리사욕을 챙기는 권력 엘리트 때문에 미국이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과격한 주장을 조금이라도 더 전파하지 못해 안달하는 중년 남자이기도 하다.
무어의 다큐멘터리는 그런 자신의 주장을 담는 주관적 방식 때문에 상찬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다. 그의 다큐멘터리에는 그 자신이 화자로 등장하며 때로 화면 속에 나타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관객인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는 무어의 이런 주관적 화면 구성 방식은 에서처럼 특정인을 다짜고짜 찾아가 안하무인 격으로 공격하는 도발적인 선동성 때문에 비난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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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무어는 총기 폭력 사고가 빈번한 미국의 현실이 대중의 불안을 부추겨 이익을 챙기려는 정치가와 미디어의 합작품이며, 그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총기 관련 기업들의 음모라는 것을 밝혀낸 뒤 엉뚱하게도 미국 총기협회 회장을 지낸 찰턴 헤스턴을 찾아가 그에게 책임 추궁을 한다. 시스템 문제를 개인의 단죄로 마무리짓는 이런 방식이 무어의 다큐멘터리에 대중적 흥미를 불어넣지만 자명한 한계에도 부딪친다. 도 그런 혐의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크레딧이 끝나면서 뜨는 ‘더 자세한 정보는 마이클 무어 닷컴에서 볼 수 있다’는 자막은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활동가 무어의 면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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