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현 교수가 잘못했다.”(이화여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 과정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남구현 교수)
지난 5월 표지에 실린 논문을 둘러싸고 벌어진 남구현(33) 전 이화여대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 특임교수와 이화여대 박사과정 대학원생 전진아(28)씨 사이의 공방(911호 이슈추적 ‘그 논문에는 내 이름이 있어야 했다?’ 참조)에 대해 이화여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남 교수에게 실험 결과를 빼앗겼다”고 주장해온 전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남 교수는 “조사 자체가 편파적으로 이뤄졌다”며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어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 교수 “재심의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질지 의문”
위원회는 지난 6월26일 “남 교수의 행위는 (이화여대의) 위원회 규정 제2조 2호의 ‘연구 부적절 행위’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과 보고서를 전씨와 남 교수에게 통보했다. 위원회 규정에는 논문 저자를 부당하게 표시한 경우를 ‘연구 부적절 행위’ 가운데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위원회는 또 “논문에는 남 교수뿐만 아니라 전씨도 논문 저자로 표시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위원회가 에 전씨를 논문 저자로 표시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남 교수는 공동 교신저자(연구 전체를 책임지는 사람)인 고승환(38) 카이스트 교수(기계공학) 및 제2저자인 박일흥(55) 이화여대 교수(물리학)와 함께 ‘균열 제어를 통한 형태화’(Patterning By Controlled Cracking)라는 논문을 지난 5월10일치 485호 표지로 발표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남 교수의 연구를 도왔던 전씨가 논문 발표 직전인 5월8일 “논문 내용에 결정적인 실험 결과를 얻었지만, 남 교수가 나를 논문 저자에서 배제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올려 논란이 불거졌다. 이틀 뒤 전씨는 위원회에 진상 조사를 의뢰했고, 위원회는 전씨가 제출한 연구노트 등을 바탕으로 지난 5월22일부터 본조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남 교수는 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전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과 연구노트 등의 내용이 사실에 어긋나는 부분이 많은데도 이를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연구 과정을 설명해줄 수 있는 증인을 신청하는 등 공식적으로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새롭거나 중요한 증거 또는 증인이 확보될 경우, 당사자가 결정 통지 10일 안에 재심의를 요청하고 위원회가 재심의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남 교수는 “재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법정 소송까지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처 “당사자 문제해결이 우선”
재심의 여부에 대해 이화여대는 “여전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를 펴내고 있는 영국 네이처출판그룹 관계자는 “논문 저자들과 당사자 사이의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며 “문제제기와 그 결과가 명확해진 뒤 교육기관·당사자들과 접촉해 (논문 저자 수정 등의)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 결과만으로는 논란을 명쾌하게 풀어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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