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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으로 응답하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편성으로 풍자하는 방송 채널들
등록 2016-11-29 22:57 수정 2020-05-03 04:28
FOX채널 페이스북 갈무리 (※이미지를 누르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FOX채널 페이스북 갈무리 (※이미지를 누르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의 가명은 ‘길라임’. 그나마 다행이다. 100만 시민의 외침을 무시하는 그도 TV를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 이를 놓칠세라 케이블TV ‘FOX채널’은 드라마 전편을 재방송하고 ‘채널CGV’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나열한 듯한 제목의 영화를 편성해 방영했다. ‘박근혜 게이트’에 ‘편성으로 응답’하는 방송을 살펴봤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내가 이러려고~” 열풍을 낳았던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열풍이다. FOX채널은 지난 11월16일 트위터·페이스북을 통해 “화제의 드라마 을 전편 재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우주의 기운을 모아 FOX가 그 어려운 걸 해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FOX채널은 11월21일부터 매주 월~목 오후 4시40분부터 새벽 1시까지 방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천영화 코너도 만들어졌다.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왓챠 플레이’(Watcha Play)는 메인 화면에 ‘자괴감 들고 괴로울 때’라는 코너를 따로 마련해 28편의 영화를 서비스했다. 추천영화 목록에는 등 검찰·재벌 기득권 권력층의 부패를 꼬집는 영화와 등 최씨와 박 대통령의 ‘무속신앙 연계설’을 연상시키는 영화들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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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추천영화의 제목을 순서대로 앞글자만 따서 읽으면( ) ‘박그네하야’가 돼,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됐다.

‘내가 이러려고 영화 만들었나.’ CJ 제작 영화들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압박받은 이미경 부회장이 했을 법한 한탄이다. ‘미운털’이 박히기 시작한 건 영화 로부터 비롯됐다는 게 정부와 CJ 쪽의 공통된 의견이다.

2013년 말까지 ‘말로만’ 이뤄지던 청와대의 압박은 2014년 12월 개봉 뒤 문화체육관광부에 ‘손을 보라’고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기에 이른다. 부당한 압력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일까? 채널CGV는 11월 초 최근 정국을 반영하는 듯한 영화를 연속 방영했다. 10월31일 최씨가 검찰에 출석할 때 ‘프라다’ 신발이 벗겨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는데, 이날 채널CGV에선 오전과 오후 두 번 영화 가 방영됐다. 11월3일에는 , 11월4일에는 가 연달아 편성됐다. 우연일까.

‘이 영화 좀 보십사 하야’

영화 전문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추천한 영화’ 1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그린 이다. 맥스무비는 11월11~14일 13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6.3%가 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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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 3위는 가 차지했다. 기타 추천작으로 등이 있었는데, ‘추천작이 없다’는 의견이 압권이다. “영화 볼 시간 없어요. 빨리 퇴진하시길” “영화는 무슨, 하야하라” “뭣이 중헌디!”

김지숙 디지털부문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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