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어? 로컬 투어!
러브락컴퍼니 제공
언제부턴가 ‘월드 투어’란 말이 낯설지 않게 들려왔다. 실제 아시아와 유럽과 남미를 돌며 투어를 하는 케이팝(K-Pop) 팀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는 몇몇 특수한 사례일 뿐,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꿈같은 일이다. ‘월드’는 고사하고 ‘전국 투어’도 벌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인디밴드에게는 특히 더 어려운 일이다. 서울에 모든 게 집중된 현실에서 홍보도 어렵고 관객을 모으는 일도 어렵다. 얼마 안 되는 수익을 또 지방 클럽과 나누어야 하니 금전적 이익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음악가의 의지와 장기적 계획이 없다면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게 전국 투어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12월6일 서울 문래동 스컹크헬에서의 앙코르 공연을 끝으로 ‘2015 전국 투어’를 마무리했다. 11월 첫쨋주 강원도 원주(6일)·춘천(7일)·강릉(8일)을 시작으로 매 주말 전국의 도를 넘나들며 공연을 했다. 지금껏 음악가들의 전국 투어라면 으레 광역시를 중심으로 몇 개 도시만 돌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소속사 러브락컴퍼니는 광역시가 아닌 곳에서도 공연을 타진했고, 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새로운 도시들을 추가시켰다. 그렇게 해서 강릉이나 원주, 경북 경주 같은 도시와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음악이 만날 수 있었다.
11월22일 대전에서 열린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공연을 찾았다. 공연이 열린 곳은 대흥동의 문화 놀이터라 불리는 북카페 이데였다. 전문 공연장이 아니라 각 지역의 문화공간에서 공연을 하는 것도 이번 투어의 특징이었다. 매번 가는 도시, 매번 가는 공연장보다는 각 지역의 문화를 살리면서 밴드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 공연장이 아닌 북카페(대전), 오래된 음악 바(원주), 박물관(경주) 같은 곳에서도 공연이 열릴 수 있었다. 각 지역의 문화를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토박이들이 있었고, 이들의 홍보 덕분에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누군지 모른 채 공연장을 찾아온 이들도 있었다.
관객은 80여 명. 크지 않은 공간이 생각보다 많은 관객으로 차 있었다.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밴드 에이프릴 세컨드가 오프닝 무대를 맡았고, 서울에서 함께 내려간 파블로프가 뒤를 이었다. 매번 지역에서 활동하는 밴드에게 오프닝 무대를 맡겼다. 이런 동료 밴드들 없이 갤럭시 익스프레스만 투어를 다녔다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이들에겐 금전적 이득보다 일단 ‘재미’가 우선이었다.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밴드를 만나 우정을 쌓고 그들을 다시 서울 무대에 소개할 수도 있는 일이다. 말하자면 이번 투어의 열쇳말은 ‘지역문화’와 ‘재미’였다. 의미와 재미, 모두를 찾을 수 있는 투어였다.
관객의 반응은 놀랄 만큼 뜨거웠다. 자신들 지역의 밴드인 에이프릴 세컨드는 물론이고 파블로프와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모든 노래를 함께 따라 불렀다. 땀을 뻘뻘 흘리며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그 어떤 해외 록 스타보다 멋있어 보였다. 자그마한 북카페 공간은 그 어떤 대형 스타디움 무대보다 빛났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상징하는 ‘탈진 로큰롤’이란 말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무대였다.
밴드도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이미 미국과 캐나다를 돌며 몇 차례 투어를 했던 밴드다. 그것만큼이나 보람 있고 값진 경험이었다. 사람을 얻었고, 멤버의 결속도 좋아졌다. “우리가 할 줄 아는 건 라이브뿐이다. 우리가 방송 나가려고 음악 하는 밴드도 아니고, 할 줄 아는 걸 계속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관객 한 명을 만나더라도 서로 만족하고 재미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리더 이주현의 말이다. 그리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분명 얻는 게 많을 거라며 동료 음악가들에게 투어를 권했다. 현장을 지켜본 나 역시 이 말에 동의했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벌금 1천만원…확정시 시장직 상실

전한길 ‘북한에 원유 반출’ ‘5·18 북한 개입’ 허위사실 유포 혐의 추가조사

‘당락 44표 차’ 통영시장 선거, 27일 재검표…득표수 같으면?
법원 “오세훈, 명태균에 여론조사 의뢰할 동기 인정”

‘유죄’ 오세훈…박지원 “장동혁 재선거 꿈, 직접 이뤄주나”

오세훈 ‘공직 상실형’…이르면 내년 1월 확정, 시정은 어떻게?

유시민 “썩은 내”에 김민석 “엉터리 예언, 필패할 것” 반격

청와대 “이 대통령, 아파트 17억 근저당 이자 안 받아…증여세 처리할 것”

경찰, 강선우 ‘공직 대가 후원금 의혹’ 무혐의…“알선 대가 인정 어려워”

정청래 “‘뉴이재명’ 당 주류 되면 총선·대선 어려움 있겠다 생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