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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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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세계의 ‘집밥’ 탐험!

세계의 요리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세계의 집밥은 그럴 수 없기에 매력적인 요리 여행
등록 2015-07-17 19:43 수정 2020-05-03 04:28

‘집밥’ 시대다. 백주부도, 신동엽과 성시경도 ‘오늘 집에서 뭐 해먹지?’라는 고민에 답을 주겠다고 나선다. 대부분의 자취생이나 1인 가구는 정작 프로그램에 나온 집밥 메뉴를 해먹지는 못하고 쓰린 위를 쓰다듬을 뿐이다. 백주부가 백선생으로 나선 프로그램을 보면 수강생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해먹는 메뉴는 항상 고만고만하다. 혼자 먹으려 차리는 밥상에 호사까지 부릴 일 있나 싶지만 같은 요리만 반복하다보니 재미가 없다. 이게 또 문제다. 그래서 찾게 되는 곳은 백화점 문화센터 등의 ‘쿠킹 클래스’다. 그런데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참가비가 비싸거나, 배워도 분명히 집에서는 해먹지 못할 것 같은 메뉴를 가르쳐주는 곳이 많다. 그런 요리를 배울 필요가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생존 ‘집밥’ 요리사들에겐 과분하다.

원파인디너 제공

원파인디너 제공

실용과 재미 함께 잡는 집밥

집밥으로 ‘실용’과 ‘재미’를 한꺼번에 잡을 수 없을까? 요리로 놀 궁리를 하던 차, 눈에 쏙 들어오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세계의 집밥’. 길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파키스탄에서 온 사미나 지브란(사진)은 한때 학교 선생님이었고, 패션업계에서 일하기도 했다. 요리는 자매들과 함께 집에서 어머니한테 배웠다. “요리는 때때로 피곤한 의무이지만 결국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전문 요리사는 아니지만 파키스탄의 집밥에 자신 있는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 요리를 가르친다. 그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소셜다이닝 온라인 플랫폼인 ‘원파인디너’에서 여는 쿠킹 클래스에서다.

원파인디너는 사미나 지브란을 비롯해 베트남·일본·몽골·미국 등에서 온 요리 선생님(이들을 ‘호스트’라 부른다)과 이들의 집밥 요리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잇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언어 장벽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필요하면 통역도 함께 해준다. 쿠킹 클래스는 여러 명이 요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원파인디너의 사무실에서 이뤄지거나, 좀더 규모가 큰 경우 연계 쿠킹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때로는 호스트의 집에서 직접 열기도 한다.

지난 6월 ‘초밥의 새로운 세계’라 이름 붙은 야마구치 히데코의 쿠킹 클래스에서는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새롭고 특별한 스시를 소개했다. 이 쿠킹 클래스에 참석한 이정국씨는 “마냥 집밥을 그리워만 할 게 아니라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막상 해보니 어렵지 않았고 음식의 퀄리티도 의외로 높았다”고 말했다.

꼭 쿠킹 클래스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세계의 집밥’을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해놓았다. 원파인디너는 각국의 집밥 레시피를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한다. 홈페이지(onefinedinner.com)는 베타버전으로 운영 중이지만 쿠킹 클래스 공지와 레시피 정보는 확인할 수 있다.

내가 만든 파키스탄 집밥을 점심으로?

호기심에 당장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7월16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호야쿡스 쿠킹 스튜디오에서 여는 ‘원파인런치’ 쿠킹 클래스로 가보자. 이날 사미나 지브란이 양고기와 토마토로 만든 커리, 커리에 곁들여 먹는 밀전병, 익숙한 재료지만 특별한 맛을 내는 토마토양파샐러드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참가비는 9900원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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