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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어떤 경우라도 ‘스스로’ 불의에 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정의’(Justice)의 잣대는 사회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었고 개인은 그 사회 ‘안’에서 제한된 판단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반성할 줄 알았다. 그래서 사회구조에 개인이 비록 구속된다 할지라도, 이것이 ‘굴레’가 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다. 무엇이든지 의심할 수 있는 자유를 사회제도에 세팅하거나 역사의 과오를 냉철히 반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말이다. 즉, 그런 ‘좋은’ 사회적 구속 덕택에 인간은 점점 ‘차별’에 반대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정부’라는 권력집단은 인류가 진보할 수 있었던 역사의 물줄기를 훼손하지 않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존할 때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뻔뻔하기 짝이 없는 국가기관(국가정보원·군부대)의 선거 개입 문제를 논하는 걸, “민생을 외면하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도리어 협박한다. 쉽게 말해, 배고픈 사람들 앞에서 민주주의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말이다. 막강한 힘으로 불변해야 할 가치를 지켜내지는 못할망정, ‘먹고사는’ 문제 외의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걸 일종의 트집으로 매도하는 태도야말로 과거의 인류가 실수한 바로 그 ‘효율성’이라는 무서운 논리 체계 아닌가.
는 이처럼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주겠다는 자기계발의 광적인 열풍이 사회의 집단 정서가 될 때, 개인이 어떤 스타일로 창출되는지를 말하고자 했다. 자기계발은 표면적으로는 “땀 흘리면 성공한다”는 전통적인 슬로건을 모토로 하지만 이는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면서 문제의 인과관계를 사회에서 찾는 걸 원천봉쇄하고, “노력은 안 하면서 주변 탓만 한다!”면서 사회를 언급하는 사람을 ‘불평불만 가득한 투덜이’로 평가절하해버리는 효과를 연쇄적으로 야기한다. “사회구조를 문제 삼는 것이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 내 문제를 해결해주는가!”라면서 말이다.
이런 효율성으로 무장한 사회 안에서 개인들은 서로 분쇄된다. “당신이 비정규직인 건 그만큼 노력이 부족한 것이니 무작정 정규직 되게 해달라고 떼쓰면 안 된다”는 무섭지만 자연스러운 ‘차별의 정당화’ 논리는 그렇게 등장한다.
건강한 사회라면 이런 개인들을 걱정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경고는 계속 진행형이다. 작금의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의 실체는 기업들이 하자는 대로 정부는 적극 지원해주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게 규제 철폐를 하면 이 정부가 그토록 집착하는 ‘민생’이 해결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모양이다.
그런데 기업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바로 ‘효율성’이고 ‘자기계발’ 아닌가? 효율성이 ‘창조’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는 것은 ‘차별에 찬성’하는 사람이 등장할 사회적 상황이 체계적으로 구축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평등’은 아주 비효율적 이미지가 된다. 결국 기업이 어떤 ‘차별적’ 세상을 만들어도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연히 ‘차별에 찬성’하는 사람은 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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