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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가령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 게 하는 조처는 그렇게 규범을 강제해서라도 스마트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한다. 하지만 거의 모든 학교에서 이 규범을 시행하고 있는데도, 청소년 스마트 폰 중독에 관한 보고는 끊이지 않는다. 알코올, 마약, 도 박…. 똑같이 ‘중독’이라고 부르면서도 스마트폰은 사뭇 다른 대접을 받는다. 앞의 것들은 당장 끊어야 할 것으 로 간주되지만, 스마트폰에는 ‘슬기’가 요구된다. 당장 끊 어야 할 거면 비싼 돈 들여 스마트폰 사주는 부모는 뭐가 되겠는가.
사람 매거진 8월호는 이렇게 질문을 바꾼다. ‘중독보다는 종속 아닌가?’
의 질문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먼저 스마트폰을 쓰다가 중단한 사람을 찾아나섰다. 그때 만 해도 ‘단주’ ‘단도박’처럼 ‘단스마트폰’을 머릿속 에 그리고 있었다. 혐의를 중독에 둔 것이다. 스마 트폰을 ‘끊었다’는 소문의 주인공 몇 사람을 어렵 사리 찾아냈다. 하지만 막상 만나본 그들은 전 혀 다른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실패, 항복, 그리고 투항! 그들은 의지가 약해서 스마트 폰에 다시 손을 댄 것이 아니었다. 스마트 폰 없이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 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소영광씨는 대학원 입시를 치르기 위해 다시 스마트폰 을 쓸 수밖에 없었다. 입학원서에 휴대전화 번호를 기재 하지 않으면 입시 관련 공지나 변동사항 등을 통보받을 수 없었다. 조교 생활을 하는 그는 그나마 카카오톡을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조교장이 공지사항을 카톡으로 보내겠다고 해서 깔아야 했다. 일간지 기자 김철훈(가명) 도 탈스마트폰을 선언하고 실천에 들어갔다. 그런데 어 느 날 친구 결혼식장에 갔다가 낭패를 봤다. 일주일 전 파혼을 했는데, 카톡으로만 공지가 돈 것이다. 새로 온 부장이 모든 업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처리 하도록 하면서 7개월 만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스마트폰은 더는 통신기기가 아니다. 사회 성원으로 승인받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시민권이 되었다. 인터넷 사 이트 실명 인증을 받을 수도 없다. 사실 스마트폰을 거 부하는 것은 체제를 거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은 스마트폰이 끝없이 전송 속도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 은 모든 시간을 속도로 환산해 인간의 내면에 주입하는 자본주의의 본질이라고 설명한다. 초고속 열차가 공간 이동에 한해 인간을 속도로 규율했다면, 스마트폰은 일 상 전부를 무한 속도 경쟁으로 몰아넣었다. 그리하여 스 마트폰은 우리를 특정한 신체 상태로 구성해냈다. 중독 은 종속에 딸려오는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철학자 김영민은 끈덕지게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다. 그는 이 때문에 받은 부자연스러운 시선과 일방적 참견, 제도적 불이익은 한 편의 작은 소설감이라고 말한다. “휴 대전화에 대한 군중적 관심과 쏠림은 차마 자연스러운 듯 전제되고 전염되고 공적으로 인준되고 만다. 사실, 탈이데올로기·탈환상을 위한 실천은 탈자연화의 감성 과 더불어 시작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전 제하고 자연화한 갖은 매체들- 특별히 휴대전화나 술이 나 혹은 TV 같은 ‘강성 매체들’- 을 낯설게 흔들어, 그 매 체의 매개성을 적발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앞에서 던진 물음은 다음과 같은 인문학적 성찰에 도 달한다. “외로움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와중에 당신은 고 독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지그문트 바우만, ‘군중 속의 고독’, 김영민 글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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