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안하는 미션의 제목은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더운 여름날 감방에서 고생하고 계실 모 그룹 회장님에게 넣어드릴 사식 메뉴를 만드는 것이다. 고된 수감 생활을 버텨낼 보양식, 찌는 더위를 이겨낼 냉요리, ‘재벌들 다 하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는 거야’ 하며 치밀어오르는 울화통을 다스릴 매콤한 태양초 레시피… 모두 좋다. 다만 몇 가지 제약이 있다. 먼저 짧은 면회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따로 가열해야 하는 요리는 안 된다. 또한 가능하면 신선 식재료보다는 평소에도 가 애용해온 모 회사의 가공 식재료만을 사용했으면 한다. 그래야 밤낮으로 그룹을 생각하고 계실 회장님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지 않겠나? 그리고 식기는 종이로 만들어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쪽을 좋아하실 것 같다. 평소에 페이퍼컴퍼니를 애용하시지 않았나. 모든 준비가 끝나고 도전자들은 차례대로 창살 너머로 요리를 건네준다. 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심사위원의 톡 쏘는 독설은 회장님의 몫. “자네 이거 먹어봤어?” “그럼요. 회장님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회장님은 목이 멘다. “이~런~. 감방에서 먹어봤냐고!” 이어 의 ‘또’를 능가하는 욕설 랩을 발사하실 텐데, 그저 고개를 조아리고 말씀드린다. “저희들은 어쨌거나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하겠습니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요리하는 집중력은 라면을 끓이는 10분 이상 유지되지 않는 문외한이지만 요리 프로그램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에 평화가 깃들고 배가 부르다. 아, 정정하겠다. 밥을 먹은 뒤에 봐도 배가 고프다. 요식업계 종사자 외에도 회사원, 뮤지션, 주부 등 다양한 경력과 캐릭터를 지닌 이들이 매회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는 는 특히 주말의 시작을 야식과 함께하는 데 주된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나 구슬이 있어도 꿸 손이 없으면 무효라, 빽빽하게 들어차 있지만 보이는 것은 성에 낀 비닐봉지뿐인 냉동실을 열어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러니 최고난도 미스터리 박스 미션으로 ‘4인 가정 냉장고 냉동실에 든 재료 최대한 많이 소진하며 요리하기’를 추천한다. 이말년 작가의 웹툰 의 ‘어느 가정집 냉장고’ 편에서도 알 수 있듯 그 안에는 2개월 전에 사놓고 얼어붙은 삼겹살, 6개월 전 시골에서 가져온 곶감, 5년 전 선물받은 LA갈비뿐 아니라 2002년 월드컵 때 쓰던 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아이스케키, 청동기시대 유물 등 풍부한 재료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리고 탈락 미션으로는 ‘자취생 냉장고에 든 재료로 요리하기’가 어떨까. 맥주와 물, 신김치와 달걀을 활용한 새로운 레시피가 탄생할 것 같다. (주의: 냉동실에 든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는 손대지 말 것) 최지은 기자
*최지은씨가 개인 사정으로 마지막 글을 보냈습니다. 다음회부터는 TV평론가 김선영씨가 참여합니다. 올리브TV 제공 이종석은 소년 같은 수줍음과 저돌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캐릭터를 자주 연 기한다. 의 수하도 심드렁하고 무심한 가운데 진중한 순정과 배려를 보여준다. SBS 제공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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