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가 밋 롬니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해 그들의 구호 ‘포 모어 이어스’(Four more years·4년 더)는 현실이 되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집권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대한 깔끔한 되갚음이라는 생각과 함께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방송했던 드라마 이 떠올랐다. 당시 집권당을 비판하는 은 민주당 지지자에게 대리만족과 차기 정권에 대한 희망을 주었지만 공화당 지지자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드라마였을 것이다. 어쨌든 이 정치드라마라는 장르를 펄떡이게 한 것은 확실하다. 한국 정치인들도 종종 을 언급한다. 그리고 최근 못지않게 한국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드라마가 이다. 두 드라마 모두 ‘탁월한 이야기꾼’ 에런 소킨의 작품이다.
936호 문화
극작가로 경력을 시작한 에런 소킨은 1988년 세 번째로 쓴 희곡을 영화화한 으로 성공한 시나리오작가가 되었다. 이후 영화 에서 습득한 미국 정치에 대한 지식과 아이디어로 드라마 을 제작했다. 드라마의 크리에이터(원안자), 책임프로듀서, 작가로서 소킨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여러 실정과는 대조되는 이상적인 (가상의) 민주당 정권을 선보였다. 은 한발 더 나아가 TV에서 선보인 비전을 현실로 이끌어냈다. 바로 버락 오바마의 집권이다. 2006년 방송된 시즌7은 젊은 소수 유색인(히스패닉계) 민주당 후보 매튜 산토스가 드라마틱하게 승리해 대통령에 취임하는 과정을 선보였다. 산토스는 대통령 빌 클린턴의 보좌관 출신인 의 작가 일라이 아티가 집필 당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인 버락 오바마에게 조언을 구하며 그를 모델로 해서 만든 캐릭터다. 미국 대중은 2008년 선거의 윤곽을 2006년 을 통해 미리 접한 셈이었고, 오바마 역시 2년 뒤를 TV에서 먼저 시뮬레이션한 것이었다. 소킨은 2004년께 드라마 제작사 워너브로스와 불화를 빚어 에서 떠났지만, 이 ‘정권을 바꾸는 데 기여한 드라마’로 불리는 것은 소킨이 4년간 다져놓은 기반 덕분이라는 평가다.
이후 을 통해 소킨은 백악관의 정치를 방송사로 가져왔다. 대통령과 그를 도와 정책을 입안하던 보좌관들은 코미디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메인작가와 보조작가가 되었다. 하지만 코미디쇼 소재가 소킨의 스타일과 궁합이 맞지 않아 단 1시즌으로 종영됐다. 이후 다시 연극과 영화 시나리오작가로 돌아온 소킨은 인터넷과 야구에서 각각 혁신을 주도한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 와 이 크게 성공해 TV에서의 부진을 날려버렸다.
2012년, 드라마 을 통해 소킨은 다시 TV로 정치를 더 급진적으로 소환했다. 의 주인공인 앵커 윌 맥어보이(제프 대니얼스)는 진정한 공화당원을 자처하며 공화당 내 티파티와 티파티 지원자들을 엄선된 팩트를 동원해 “미국의 탈레반”이라고 공격한다. 비록 의 방송사 ‘ACN’과 프로그램 ‘뉴스나이트’는 가상이지만 다루는 뉴스와 논평은 실제 사건과 실재 인물이다. 진보 쪽 인사의 평판에 위해를 가하려고 거짓을 말하는 나 러시 림보 같은 보수우파 방송인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들에게 성범죄자처럼 평생 경고 라벨을 붙여야 한다고 말한다. (러시 림보는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을 폄하했다.) 1시즌 후반부에서는 현실의 미국 뉴스에서 대선 후보들의 발언과 공약의 모순을 잡아내는 팩트체커를 모의토론과 결합한 포맷을 선보여 밋 롬니를 포함한 공화당 정치인들의 모순된 발언을 꼬집어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
최원택 드라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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