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정용일 기자
힘주어 손을 말아 쥐고 걷다가, 문득 멈춰섭니다. 1년이 다 되어간다고 하네요. 벌써? 멈춰서 뒤를 돌아봅니다. 열심히 걸었는데도 그렇게 멀리 온 것 같지 않네요. 멈춰선 김에 주먹을 쥐었던 손을 펴봅니다. 이 손이 고생을 많이 했네요. 사람을 만나 손을 내밀어 인사하고, 누군가의 어깨를 매만지고, 제 머리를 긁적이고, 울상이 된 얼굴을 감싸고…. 그리고 제 손바닥만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가지고 온 손이랍니다.
한껏 담은 것 같은데 펴보면 결국 이야기는 손바닥만 하더라고요.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어찌나 뻔한지. 그냥 내 이야기고 내 주변 사람 이야기고 우리가 모두 알거나 겪었던 이야기들. 뻔하고 작아 어디 가서는 보잘것없다 취급당하는 이야기들. 하지만 보잘것없다며 말해지지 않으니 나만 아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들을 전하면 읽는 이들이 내 이야기라며 웃고 울겠지, 나와 같은 우리를 생각하겠지, 기대를 가져보는 이야기입니다.
1년 전, 에 아주 작은 이야기를 담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그 작은 이야기가 듣고 싶다며 다른 이들을 조르네요. 손바닥 안에 들어갈 만큼 작고 친근한 이야기를 가진 당신을 기다립니다. 지금 당신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 당신의 어깨를 툭 치고 가는 사람, 당신의 손을 잡고 힘차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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