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력 하나만을 무기로 준결승까지 올라온 3인방.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탓일까. 그들의 가창력은 보컬 트레이너마다 평가가 제각각이다. 준결승전을 앞둔 5월20일 ‘톱3’ 가창력에 대한 평가를 보컬 트레이너 7명한테 들어봤다. 보컬 트레이너 김명기, 노영주, 배연희, 안성옥, 원창준, 조홍경, 차윤섭(가나다순)이 평가에 참여했다.
김명기 셋 중에선 셰인을 가장 좋게 봤다. 기술이 뛰어난데다 리듬감도 좋아 기성 가수와 비길 수 있는 수준이다. 이태권은 가창력보다는 힘이 장점인 가수라고 생각한다. 리듬감이 부족해서 좋은 목소리를 잘 다스리지 못하거나 세련된 표현이 떨어질 때가 있었다. 백청강은 가수의 표준을 추구하는 가수다.
노영주 가창력으로만 보면 백청강과 셰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백청강을 보면 안타깝다. 처음에 노래를 더 잘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소리를 잃어가는 듯하다. 백청강은 발성 습관이 나빠서가 아니라 원래 비음을 내는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셰인은 음악을 이해하는 폭이 넓은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감성적인 소리를 내는 대신 호흡이 짧고 음정이 불안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태권은 힘있는 고음 처리가 장점이다. 셈과 여림을 조절하는 기술과 리듬감은 아쉽다.
배연희 톱3 모두 깨끗한 음성과 자기만의 음색을 가지고 있다. 노래만 봤을 땐 이태권이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소리도 좋고 힘도 좋고 서정성도 있다. 백청강은 노래를 잘한다. 음색도 나쁘진 않지만 노래가 매끄럽지 않고 어색함이 있다. 끌리는 점이 없다. 셰인은 언어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잘해왔지만 노래는 결국 전달이다. 이태권은 더 다듬어볼 여지가 있는 가수다. 가수는 가창 기술자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을 더 보강해주고 싶다.
안성옥 대중적 호응이 큰 가수는 백청강이 될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셰인을 선호한다. 백청강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 고음이나 힘조절에서 불안한 부분은 아직 있다. 셰인은 음악적으로 재능이 많다. 음감이 좋고 음색도 아름답지만 외국인이라는 핸디캡을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워낙 미성이고 얇게 부르다 보니 음정이 부정확한 것도 단점이다. 기본기만 본다면야 이태권이 최고일 것이다. 그러나 개성이나 스타성까지 포함하면 백청강과 셰인이 더 끼가 있어 보인다.
원창준 노래로만 봤을 때는 이태권이 가장 나아 보인다. 음색이 독특한 편은 아니지만 풍부하다. 백청강은 고음에 강하다. 풍성한 소리는 아니고 얇으면서 잘 뻗어나오니까 시청자에겐 가장 좋게 들릴 수도 있겠다. 셰인은 워낙 음악적·언어적 기반이 달라서 같이 평가하기 어렵다. 지금 최종적으로 3명이 남아 있지만 이들이 최고인지 잘 모르겠다. 먼저 탈락한 데이비드 오가 스타성은 제일이었다.
조홍경 참가자들의 보컬 트레이너를 맡았다. 백청강은 고음에 강하고 무대 안팎에서 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워낙 여유가 많다 보니 무대에서 다른 친구들과 달리 힘들어하지 않더라. 이태권은 나이가 어리지만 높은 연령층이 선호할 만한 스타일이다. 무대에서 많이 떨고 순발력도 약한데 아직 어리니까 보강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셰인은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지 않겠느냐. 백청강이 유력하다고 본다. 아직은 오디션으로 데뷔해서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 오디션에 참여하려면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차윤섭 셰인은 음색이 좋은 반면에 불필요하게 호흡을 많이 뺀다. 음정이 불안해지거나 발라드 외에는 부르기 어려울 수 있어서 발성 훈련이 더 필요하다. 표현에 한계가 올 수 있다. 백청강은 구성진 음색을 타고났다. 어떤 장르와 곡을 줘도 표현해내고 무대매너도 프로급이라 놀랐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비음을 잘못 써서 불편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음반 제작자로서 말하자면 이태권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전체 참가자 중에 프로듀서를 하라면 데이비드 오가 가장 낫지 않을까.
남은주 기자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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