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2일, 불경기로 한산하던 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언제 도착해요?” “수량이 모자란가요?”라는 짧은 외침이 공중에 분주히 흩어졌다. 10년 만에 돌아온 게임 를 사려는 게이머들이 장사진을 이루면서 국제전자센터와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는 번호표를 받고 게임을 사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여기요, 저도요” 전자상가 진풍경
2월12일, 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는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새 게임을 사기 위해 줄 서기도 마다 않는 ‘게임 오타쿠’들의 모습이 낯선 풍경은 아니지만 이날 전자상가를 메운 이들은 평상시와 달랐다. 한눈에 봐도 10대보다 20~30대 남성들이 많았다. 게임을 사러 국제전자센터에 온 박종찬(30)씨는 “오락실에서 를 했던 추억이 떠올라 게임을 사러 왔는데, 사람이 많아 사지도 못하고 헛걸음할 뻔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매장에 동시 출시된 는 하루도 안 돼 동이 났다. 국제전자센터의 한 게임 상점 직원은 “가게에 딱 30점밖에 없어서 몇 분 만에 다 팔렸다”며 “언제 다시 게임이 입고될지 몰라 예약 주문도 받지 못한 채 마냥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의 인기는 “불황일수록 복고 바람이 분다”는 공식을 입증한다. 해외 유명 게임업체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작 게임들을 앞세워 20~30대 게이머들을 공략하고 있다. 외에도 등이 다양한 게임기 기종에 맞춰 출시됐거나 출시될 예정이다. 온라인게임과 콘솔게임(TV나 스크린에 연결해 사용하는 게임),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 커지면서 시스템과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한 복고 게임이 돌아오는 중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기존 게임 이용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내용과 기술을 익혀야 하는 신종 게임보다는 고전으로 통하는 익숙한 게임들이 20~30대 게이머들을 끌어오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87년 오락실에 처음 등장한 이후 수많은 격투 게임의 교본이 된 는 90년대 초반 오락실을 장악했던 인기 게임이다. 게임 캐릭터인 류와 켄이 썼던 장풍 기술 ‘아~도겐’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유행어보다 더 인기였다. 지금의 20~30대들에게는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장풍을 쏘며 놀던 추억이 서린 게임이다. ‘원점으로의 회귀’라는 주제로 10년 만에 돌아온 는 1991년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던 2편의 그림과 방식을 따라간다. 를 출시한 캡콤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김지혜씨는 “처음 게임을 접하는 젊은 층부터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는 아버지 세대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새로 출시된 <스트리트 파이터 4> 스크린샷.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육성 게임 도 1991년에 PC 게임으로 처음 등장했다. 소녀를 딸처럼 돌보며 키우는 게임으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최근에는 10대 중심의 닌텐도용과 20~30대를 타깃으로 한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용으로 시리즈를 따로 출시할 예정이다. 사이버프론트코리아의 백수현씨는 “새 시리즈들은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뀌면서 그림이 좀 달라졌고, 한글 음성 지원이 이뤄진다”며 “는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게임으로 이와 비슷한 도 덩달아 인기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락실의 터줏대감’ 도 지난해 10월 한게임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일 이용자가 5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민 게임’다운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90년대 후반 PC방 열풍을 이끈 (1998년 출시), 대전 격투 게임의 새 장을 열었던 (1996), 전세계적으로 공포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1996) 등도 올해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복고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게임 대회인 e스포츠도 복고풍으로 단장했다. 는 오락실의 풍경을 재현해 2월21일부터 ‘캡콤코리아배 스파4 게임대회’를 진행한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아케이드 게임기로 대회를 진행해 향수를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복고 게임은 추억을 떠올리며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어 게임 인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제는 딱지치기, 구슬치기가 과거의 놀이가 아니라 같은 비디오 게임들이 과거의 놀이가 됐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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