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20주년 기념 ‘앤디 워홀 팩토리’전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예술의 무거움을 털어버린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 그의 세상은 예술을 생산하는 공장이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깡통이나 담배, 케첩에서 여배우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그의 공장을 거치면 예술로 거듭났다. 거기엔 재조합이나 재구성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어떤 이들은 예술의 원작성을 비판하려고 소비자의 포장을 복제해 반순수주의를 표방했다고도 하고, 다른 이는 예술이라는 이름을 더럽힌 사업가의 ‘놀이’로 여기기도 한다. 정말로 앤디 워홀은 예술의 심장을 쏘았던 것일까.

한마디로 앤디 워홀을 설명한다면, 자본주의 사회를 근간으로 대중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쓰인 기법이 대량 복제를 가능케 하는 실크스크린이었다. 동어반복적인 표현을 통해 작품의 유일무이성과 오리지널리티를 부정한 것이다. 실크스크린은 예술과 상품을 기술적 방법으로 뒤섞은 초현실주의 이미지로 추상미술에 영향을 끼쳤고, 소비주의 유토피아를 선전하는 광고에도 반영됐다. 물론 영화나 사진, 디자인 등의 시각예술 전반에 앤디 워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팝아트의 진면모를 만끽하는 ‘앤디 워홀 팩토리’전이 열린다. 지난해 쌈지길의 ‘앤디 워홀을 만나다’, 서울대미술관의 ‘앤디 워홀 그래픽전’ 등을 잇는 이번 전시는 앤디 워홀 타계 20주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1962년에서 68년까지의 주요 작품 245점을 소개한다. 회화와 판화, 조각은 물론 10편의 영화도 상영한다. 앤디 워홀이 ‘팝’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로 진정한 ‘아트’를 실현한 유일한 작가인지를 확인할 수 있으리라. 작업실을 공장으로 여기고 스스로 사업미술가를 꿈꾼 앤디 워홀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3월15일~6월10일, 삼성미술관 리움 기획전시실, 02-2014-6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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