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언어 규칙’은… 거짓말로 이루어져 있었다.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한길사 펴냄)
나치 관료들은 유대인 학살을 ‘최종 해결책’, 유대인 이송을 ‘재정착’ 등으로 불렀다. 이런 언어 규칙은 맨정신으로 미친 짓을 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아렌트의 분석에 따르면 나치의 ‘거짓말 체계’는 그들이 하는 짓을 남들이 모르게 하는 암호가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들을 위해서다. 즉, 유대인 학살을 살인에 대한 그들의 오랜 ‘정상적인’ 지식과 동일시하지 않도록 만든다는 말씀. 관료들의 클리셰, 상투어, 공허한 전문용어, 닳고 닳은 번지르르한 언어들. 북한 핵실험을 두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되풀이되는 군사적 제재, 무역 봉쇄, 포용 정책 포기, 이에 따른 북한의 물리적 대응. 이 부드러운 표현들 덕분에 관료들은 불면증에 걸리지 않고 미친 짓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용어 하나하나에 수백만의 목숨이 저승을 왕복한다. 민중의 입장에선 이 모든 것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거짓말이다.
맨위로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김건희 주가조작 유죄’ 신종오 판사, 숨진 채 발견…유서 남겨

최불암 “한 여자 때문에 연극 떠나 방송행 결심”

이 대통령 “개헌 반대하는 사람, 불법계엄 옹호론자”…국회 표결 전날

북, 헌법에 ‘통일’ 지우고 ‘영토 조항’ 신설…‘적대적 국가’는 빠져

“HMM 나무호 파공·침수 없어…트럼프 피격 주장 사실과 거리”

종합특검, 한동훈 출국금지…‘대통령실 수원지검 수사개입 의혹’ 피고발

트럼프 “교황, 이란 핵 용인”…교황 “진실에 토대해 비판해야”

‘반도체 시민기자’ 이봉렬 “삼성 회장 비판 글 쓰지마라 압력”

사라진 발코니, 우리가 잃어버린 ‘집’의 숨통

박우량 신안군수, 채용 비리 유죄 확정…군수직 상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