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정치철학>(피야세나 딧사나야케 지음, 정승석 옮김, 대원정사 펴냄)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옛날에 세계를 정의롭게 다스리는 ‘전륜왕’의 궁전에는 천륜이라는 바퀴가 있었다. 왕이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천륜은 사라져버리고 왕은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어떤 전륜왕은 바퀴가 사라졌는데도 통치를 계속했다. 물질적 부를 빈자들에게 나눠주지 않으니 빈곤과 도둑질이 만연하게 되었다. 왕이 참수형을 내리기 시작하자 저항이 일어나고 폭력의 악순환이 시작됐다. 원시불교 경전에 있는 이 설화를 근대적으로 해석하면 공화정과 부의 분배에 대한 혁명적인 상상이라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만화적인 공상을 해본다. 무성한 말들이 진실을 가리고 있는 이 시대에, 권력자들의 방마다 바퀴를 들여놓는다면? 하루 만에 “그 많던 바퀴는 어디로 갔을까” 한탄하는 사람들이 쏟아져나오겠지. 오랜만에 여야가 합심해서 ‘바퀴 규탄대회’를 열겠지. 오호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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