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의 감식가. 살아오는 동안 많은 길들을 맛봐왔다. 길은 결코 끝나지 않으며, 전 세계로 이어져 있다. <아이다호> 중에서
▣ 김도훈 <씨네21> 기자
이곳은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행의 좋은 점은 세계에 대해 가져왔던 편견을 조금씩 부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여전히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이기도 하다. 해서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세계인의 이미지는 온전히 나의 편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영국인은 무례하지만 정이 깊은 사람들이다. 프랑스인들은 버릇이 없는데도 귀엽다. 미국인은 친절하지만 지나치게 입이 바르다. 일본인은 갑갑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직하다. 이탈리아인은 무례함이 매력의 일부다. 그리고 독일인은, 이들은 알고 보니 유럽에서 가장 친절하고 호기심 많은 족속이었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인상일 뿐, 한 문화권에 속한 인간이 다른 문화권의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영원히 가능하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화라는 압도적인 괴물을 온전히 막을 수 없다면, 다른 문명권의 인간을 이해하려는 개인적이고 지엽적인 노력으로부터 다시 세계화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한류와 삼성의 휴대전화보다야 배낭을 짊어진 어느 대학생의 발걸음으로부터 세계는 걸어오는 법이다.(자진검열 - 원래 이 기사에는 마호메트가 웃고 있는 카툰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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