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중에서
▣ 김도훈/ <씨네21> 기자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성형의가 새로운 성형수술의 추세는 코의 인종적 특색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시아인들은 콧날을 세우고, 매부리코 라틴인들은 콧날을 깎아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고, 백인들은 부담스럽게 높은 코를 낮추려 한단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말론 브랜도의 강인한 코,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애처로운 코를 종종 꿈꾼다. 아무런 부담 없이 정면으로 입술을 들이박는 대신에, 높은 콧날을 면도날처럼 부라리며 “근데… 코는 어디에 두나요?”라고 소년처럼 말해보고 싶다. 나의 욕망을 ‘백인이 되고싶어하는 황인종의 열등감’으로 비난해도 굳이 할 말은 없지만, 정치적 올바름이 은밀한 육체적 선망을 교화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 않나. 그렇다면 모두 함께 몽상가 성형의의 유토피아를 꿈꿔보는 건 어떨까. 모든 인종의 코 높이가 같아지면 인종적인 특색도 사라질 테고, 세계는 결국 비슷한 코높이를 지닌 하나의 인종으로 정리될 테니, 인종갈등으로 고통받는 지구에 평화의 미래가 올지도 모른다고. 그 시절이 오면 마이클 잭슨은 고통받은 선지자로 영원히 기억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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