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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반해버린 문장] 우리는 처벌을 할 때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한다

등록 2005-09-30 00:00 수정 2020-05-03 04:24

<극단의 형벌>(스콧 터로 지음, 정영목 옮김, 교양인 펴냄)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제목처럼 <극단의 형벌>은 사형제를 다룬다. 섬세한 문체를 가진 변호사 겸 작가 스콧 터로는 물론 사형제를 반대한다. 그러나 그는 글의 마지막에서야 ‘노’를 외친다. 이 책의 차별성은 사형제의 도덕성 같은 철학적 문제나 범죄예방 효과 같은 사회과학적 문제를 벗어나, 철저히 법이 과연 불편부당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느냐의 문제를 따지고 든다는 점이다. 처벌은 유족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이름으로, 법에 의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포악한 살인을 골라 보편타당하게 사형을 내릴 수 있는 법제도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은이의 입장이다. 우리는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가? 법으로 불가능하다면 신이 해결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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