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내가 반해버린 문장] 난 얻어터질 용기는 없어

등록 2005-08-11 00:00 수정 2020-05-02 04:24

난 얻어터질 용기는 없어. 나는 폭력보다 오래 살아야 하니까.
<상어가 사람이라면>(브레히트 지음, 정지창 옮김, 한마당 펴냄)

“세상과 타협하지 않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의심한다. 모두가 마야코프스키나 체게바라처럼 자신을 불사를 수는 없다. 삶에 발 담그고 있는 이상, 우리는 타협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타협할 것인가다. 그리고 어쨌든 산다는 것은 위대하다. 불법의 한 시대에 에게씨에게 폭력의 사자가 찾아온다. 에게씨는 그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맛있는 음식을 주며 7년 동안 복종했다. 그러나 꼭 한 가지, 말하는 것만은 하지 않았다. 폭력의 사자는 너무 많이 먹고 자다가 뚱뚱해져서 죽고 말았다. 에게씨는 폭력의 사자를 썩은 이불에 말아 집 밖으로 끌어내고 침대를 닦아내고는 한마디 한다. “싫다.”

한겨레 저널리즘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