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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후회 예감] 창극 <제비> 외

등록 2004-10-29 00:00 수정 2020-05-03 04:23

창극

10월29일~11월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2280-4115~6)

국립극장이 새 단장과 함께 펼치는 ‘평화와 상생 축제’(2004년 10월29일~2005년 7월20일)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왕성한 예술적 성과를 쌓아가고 있는 연출가 이윤택이 처음으로 창극 연출을 시도하고, 국보급 소리꾼 안숙선(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아리아를 만들고(작창) 주인공 ‘제비’ 역을 맡았다. 조선 중기 임진왜란 직후 일본을 방문한 이경식이 실종된 줄 알았던 처 ‘제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통해 역사의 폭력 앞에 선 개인의 자유, 사랑과 선택이라는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일본 작가 제임스 미키 원작의 뮤지컬을 한국의 창극으로 재창조했다.



연극

11월4~14일 서울 대학로 김동수플레이하우스(02-3675-4675)

의 작가 안정효의 첫 희곡으로 10년 전 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당시 탁월한 심리묘사와 충격적인 내용, 새로운 형식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 작품은 한 송이의 백합과 같은 남자가 권력과 폭력 앞에 어떻게 시들어가고 좌절하는지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우리가 주위에서 너무도 쉽게 보면서도 가볍게 여기는 현실의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공교육의 암울한 현실과 상실돼가는 인간성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돋보인다.


연극

10월27일~11월28일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02-762-0810)

극립극장 신작 희곡 페스티벌 당선작으로 오해가 불러온 가족 잔혹사를 다뤘다. 왈츠의 선율이 흐를 때 36년 동안 감춰졌던 비밀의 문이 열린다. 단란해 보이는 가족. 보이지 않는 의심과 불신으로 단란함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삶의 진실과 허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잃어버린 혹은 왜곡된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아들 인수의 기억을 좇는 여행이 계속된다.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함께할 수 없는 나날들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관객은 허구와 환각, 진실과 기억 사이를 오가며 인수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전시 ‘책과 야생동물’

11월13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한길 북하우스(031-949-9303~6)

치타가 책을 만났을 때, 그 풍경을 통일동산에 자리잡은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살필 수 있다. 조각가 최은경이 5년여 동안 ‘책’을 모티브로 삼아 작업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최은경은 오브제로서의 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설화법으로 ‘인간의 욕망’을 담아냈다. 인간이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거대한 책 앞을 어슬렁거리는 하얀 치타. 인간의 지적 유산인 책이 치타에겐 한낱 장애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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