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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아직 손을 잡고 있다

제1210호, 1217호, 1231호 표지에 실린 남·북·미 관계…

북-미 교착상태지만 북도 미도 후진 기어 넣기 어려울 것
등록 2018-12-22 13:47 수정 2020-05-03 04:29
오라 남으로, 가자 미래로
이 그리는 2019년

불과 1년 전 전쟁 문턱까지 갔던 한반도에 2018년 도둑처럼 찾아온 평화. 평창에서 열린 문으로 판문점, 싱가포르, 평양에서 남·북·미 정상들이 만났다. 선 그어진 반도는 냉전 해체 이후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새 질서를 다시 그린다.
‘분단을 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27일 판문점에서 65년 세월 남북을 갈라온 군사분계선을 ‘고무줄놀이’하듯 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분단을 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27일 판문점에서 65년 세월 남북을 갈라온 군사분계선을 ‘고무줄놀이’하듯 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세상이 바뀌었다. 1년은 긴 세월이다. 불과 1년 전, 한반도는 전쟁 위기를 간신히 뚫고 나왔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은 두 달도 남지 않은 터였다. 정세는 예측조차 불가능했다. 다만 평화를 향한 간절한 비원이 바람 앞 촛불인 양 흔들리고 있었다.

화해는 도적처럼 찾아왔다. 새해 첫날부터다. 한겨울 칼바람이 더는 춥지 않았다. 그날, 9년여의 반목과 갈등이 기적처럼 막을 내렸다. 남과 북은 한번 맞잡은 손 놓지 않고 숨 가쁘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조마조마 지켜봤던 겨울올림픽이 지나가고도, 화해의 훈풍은 멈출 줄 몰랐다. 4월27일 판문점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5년 남과 북을 갈랐던 ‘분계선’을 고무줄놀이하듯 넘나들었다. 분단의 상징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가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은 그 정점이었다. 가을 들머리 평양에서 세 번째 만난 남북 정상은 한반도에서 분열과 갈등의 역사가 끝났음을 선언했다. 판문점에서 무기가 사라졌다. 비무장지대 안쪽에 설치된 남과 북의 초소가 철거되고, 평화의 오솔길이 만들어졌다. 아직은, 거기까지다.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던 북-미는 약속 장소를 앞에 두고도 여전히 망설이고만 있다. 65년 켜켜이 쌓인 불신의 벽을 뛰어넘지 못해서다. 남북의 네 번째 만남도, 조금 더 늦춰졌다. 냉전의 옛 질서는 무너졌지만, 화해와 평화의 새 질서는 아직 만들어내지 못한 탓이다. 그러니,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은 국내를 대표하는 한반도 전문가 3명과 함께 가는 해를 돌아보고, 오는 해를 전망해봤다. 대담은 12월18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5층 스튜디오에서 1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1년 만에 확 달라진 남북관계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9월19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남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북한 주민들 앞에서 연설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9월19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남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북한 주민들 앞에서 연설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보낸 한 해였다. 올해 평가부터 해보자.

김연철 원장(이하 김)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바뀌었다. 지난해만 해도 전쟁 위기를 거론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 들어 남북 정상회담 세 차례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최근 몇 달 교착상태에 있지만,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가 극적인 반전을 이룬 것은 분명하다. 박근혜 정부가 탄핵당하지 않고 평창올림픽을 치렀다면, 과연 북한의 노선 전환이 가능했을까? 올해 수많은 고비를 돌파하는 데, 우리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구갑우 교수(이하 구) 2017년을 ‘복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4월과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북의 군사적 도발과 맞물리면서 분단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전쟁 위기를 겪었다. 극적인 전환점은 2017년 11월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 발사 성공과 뒤이은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이다. 하지만 그 무렵 문재인 대통령도 유엔 총회 연설에서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제출했고, 12월엔 그 연장선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제안했다. 이에 북이 호응하면서 이른바 ‘평창 평화체제’가 가동될 수 있었다.

이혜정 교수(이하 이) 남·북·미 3국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톱다운 방식’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져 어려운 국면을 뚫고 나올 수 있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지난 25년여간의 북핵 해법은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두 가지 극단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하나는 제한적 선제타격을 비롯한 군사적 조처였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햄버거 협상’이었다. 2017년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고도화하면서 군사적 조처가 어려워졌고, 그런 구조가 협상 국면으로 방향을 바꾸게 했다. 전쟁 위기에서 평화 협상으로 가게 됐지만, 최근 교착 국면이 만들어졌다. 냉전이란 기존 체제가 무너진 건 분명한데, 질서를 만드는 건 아직 시작조차 못한 과도기이기 때문이다. 기대에 비해 새로운 변화가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한반도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뀐 것만은 분명하다.

남북 정상회담이 6개월 남짓 사이에 세 차례나 이뤄졌다. 그 가운데 두 번은 판문점에서 ‘실무형’으로 열렸는데.

4월과 5월 두 차례 판문점 정상회담은 의미가 크다. 남북 정상이 미리 세밀한 준비를 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 언제든 판문점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18년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남북-북미-한미 3개의 양자 관계가 남·북·미 3각 관계와 맞물려 움직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미가 가다 서기를 할 때마다 남북이 주도해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만들어진 지금의 북-미 교착 국면을 해석할 때도 이 부분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도 남북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 군사 분야 합의 사항을 빠른 속도로 이행하고 있다.

2018년 1월부터 9년여 멈춰 있던 ‘한반도 평화 과정’이 재개됐다. 평화 과정은 크게 두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1년 정도 군사적 도발이 없어야 한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한반도에선 어떤 당사자도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았다. 둘째, 어느 한쪽이 군사적 수단을 통해 완전한 승리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모든 당사자가 인정해야 한다. 올 1년을 돌아보면, 이 두 요건이 맞아떨어지면서 한반도 평화 과정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싶다.

평화 과정의 핵심은 신뢰에 기반한 협상으로 모인다. 남북은 세 차례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가장 예민한 군사 분야에서 합의서를 만들고 실행하는 단계에 들어서면서 신뢰에 기반한 협상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가 당사자이면서 평화의 촉진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하지만 북-미는 신뢰 구축의 가장 초보적인 단계에서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해제 문제 등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촉진자’ 역할을 넘어서 전반적인 한반도 평화 과정의 ‘기획자’ 역할까지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북-미 교착 국면에도 ‘쌍중단’ 유지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미 두 정상은 ‘새로운 북미 관계-평화 체제-비핵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는데.
구갑우 교수. 박승화 기자

구갑우 교수. 박승화 기자

미국 쪽 분위기는 거의 ‘문맹’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지도자로서 김정은 위원장과 합의한 것을 아예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정말 이 사람들이 글자를 해독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 싶을 정도다. (웃음) 지난 25년여 동안 전문가들이 제시한 북핵 해법이 전혀 먹히지 않아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해법을 모색한 게다. 전쟁은 안 되니 협상을 택했고, 협상은 상대가 있으니 대화를 통해 원칙에 합의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한반도 냉전체제를 유지해온 원칙을 바꾼 셈이다. 65년이나 된 관성을 돌파해야 한다는 뜻이다. 북-미 교착 국면임에도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시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중요하다.

4·27 판문점선언 군사 부문 이행합의서에 따라 남북은 비무장지대에서 초소를 철거하고 ‘평화의 오솔길’을 만들었다.

그간 남북관계는 쉬운 걸 먼저 하고 어려운 건 나중에 하는 이른바 ‘선이후난’ 방식으로 이뤄졌다. 사회문화 교류나 경제협력 등을 먼저 하고, 정치·군사적 쟁점은 늘 뒤로 미뤘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어려운 문제인 군사 분야 합의부터 이행하고 있다. 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다. 북-미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남북이 이행할 수 있는 게 군사 분야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를 먼저 해놨기 때문에, 북-미 관계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쉬운 문제는 훨씬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평화는 크게 법적인 평화와 사실상의 평화로 나뉜다. 종전선언·평화협정 등 법·제도적 차원에서 평화를 구속력 있게 합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군사적 신뢰 구축을 넘어 군비 통제와 군축까지 평화를 실질적으로 만드는 과정도 필요하다. 법적인 평화 부분에선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크지만, 북-미 관계가 지체되면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과정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달리 생각할 측면이 있다. 알고 보면 이게 남북만의 합의·이행 사항이 아니다. 남북한과 비무장지대를 관할하는 유엔사 3자의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 초소가 철거됐고, 이 과정에서 우리 국방부와 유엔사가 긴밀히 협의했다. 유엔사 뒤에는 미국 국방성이 있다. 사실상 남·북·미 3자 관계가 초보적이지만, 군사적 신뢰 구축 분야에서 작동한다는 뜻이다. 처음이라 힘들고 삐걱대는 모습도 보이지만,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하는 거다. 하나의 사례가 두 개, 세 개로 진도가 나가면서 속도가 붙고 있다. 앞으로 이 경험이 군부 통제 분야 진전이나 법적인 평화를 합의해가는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민대중 제일주의 강조’ 북, 사실상 개혁·개방 준비 북한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혁·개방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개혁·개방을 위해서라도 비핵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정으로 보이는데.
김연철 원장. 박승화 기자

김연철 원장. 박승화 기자

중국 사례를 보자. 1978년 12월18일 중국 공산당 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원회의(11기3중전회)를 개혁·개방의 출발로 말하지만, 당시 회의의 핵심은 문화대혁명의 후속 처리와 사회주의 현대화란 구호였다. 개혁·개방이란 말은 들어가 있지도 않은데, 지금은 11기3중전회를 그 시작으로 기념한다. 11기3중전회 직전에 중-미 관계 정상화가 논의됐고, 1979년 1월 수교에 합의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이 이뤄지면서 개혁·개방이 본격화했다. 북한의 움직임은 어떤가?

올해 4·27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해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 대북제재의 사실상 주체인 중국과 전격적인 관계 개선을 이뤄낸 게다. 이어 4월20일엔 노동당 7기 중앙위원회 3차 전원회의(7기3차전회)를 열어 핵·경제 병진(동시 발전) 노선의 ‘완성’을 선언하고, 새로운 전략 노선이라 이름 붙인 ‘경제 발전 총력 노선’을 선언했다. ‘핵 국가’ 대신 ‘전략 국가’란 표현도 등장했고, 이후 IMF 가입 필요성 등도 언급했다. 사실상 북한판 개혁·개방 선언이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은 이른바 ‘인민대중 제일주의’란 표현을 강조한다. 북 주민의 경제적 생활, 삶의 질 향상이 정권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임무란 얘기다. 그 연장에서 7기3차전회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이미 특구와 개발구를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구·개발구는 일종의 개방의 전진기지다. 경제관리 제도 역시 ‘사회주의 기업관리 책임제’란 걸 도입해 개별 기업의 자율성과 독자성을 높이고 있다. 사실상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다.

남북이 서울서 북-미 협상안 논의도 좋은 그림
‘북-미도 만났다’.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도 만났다’.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점과 내년 신년사에 대한 관심도 크다. 전반적으로 2019년 정세를 어떻게 전망하나.
이혜정 교수. 박승화 기자

이혜정 교수. 박승화 기자

북한으로선 북-미 교착 국면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이 많을 거다. 하지만 북한이 ‘후진 기어’를 넣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7기3차전회에서 노선 전환도 했고, 북 국내적으로도 경제건설 총집중 노선을 김 위원장이 직접 강조하고 있다. 남북-북미 관계 등 외교적 성과에 대한 북한 내부의 평가도 중요할 거다. 따라서 교착 상황에 대한 결론을 내고 성급히 후진 기어를 넣기보다는 여전히 기다리는 방식으로, 좀더 성의를 보이라고 촉구하는 형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사상 처음이란 면에서, 그 자체로 갖는 의미가 크다. 동시에 북으로선 그에 걸맞은 성과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대북제재 완화나 남북 경제협력 등은 북-미 관계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답방 시점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가장 이상적이다. 다만 북-미 고위급회담으로 교착 국면이 돌파되는 시점이라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이 서울에서 북-미 협상안을 좀더 구체화하는 것도 좋겠다. 최악의 경우 북-미 교착 국면이 더 길게 이어진다 해도, 북 입장에선 서울 답방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관리할 필요성도 여전하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미는 ‘새로운 북미 관계-평화 체제-비핵화’에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비핵화-평화 체제-새로운 북미 관계’란 옛 틀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상 간 합의와 정반대다. 북-미 관계가 신뢰 구축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북한은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북 철산군 동창리 탄도미사일 엔진실험장을 폐쇄하며 미국 쪽의 상응 조처를 기대했다. 미국은 그 정도론 대북제재 완화나 종전선언 등에 합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북-미 신뢰 구축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울 것인가? 다시, 북-미 협상 촉진뿐 아니라 ‘기획자’로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를 끌어낼 수 있는 북한의 상응 조처는 무엇일지, 북-미 사이 등가교환 품목이 뭘지 등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면 좋겠다. 비핵·평화 전체를 아우르며 평화협정 내용과 체결 시점까지 기획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 비리 혐의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내년에 경제마저 어려워지면, 대외정책은 전반적인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재선을 앞두고 대외정책 측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건 한반도 정책뿐이다. 미국도 후진 기어를 넣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착 국면에서도 상황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상 평화를 인정하면 그다음 경로인 법적인 평화를 끌어내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평화에 참여하는, 평화로 이익을 보는 세력을 넓게 만들어야 한다.

진행·정리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대담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혜정 중앙대학교 교수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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