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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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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우리들

1193호부터 1242호까지 <한겨레21> 표지이야기
등록 2018-12-22 13:19 수정 2020-05-03 04:29
지난 1년간 만들어졌지만 채택되지 않은 <한겨레21> 표지 B컷들.

지난 1년간 만들어졌지만 채택되지 않은 <한겨레21> 표지 B컷들.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기자들끼리 속칭 ‘껍데기’ ‘커버’라고도 하는 ‘표지’가 전시돼 있다. 2015년 3월30일 발행된 제1054호 ‘앵그리버드맨’(홍준표)부터 2018년 12월24일 발행된 제1242호 ‘뉴스 부당거래’(가짜뉴스)까지 한눈에 일별할 수 있다. 벽보인 듯 벽지인 듯 대충 붙어 있는 표지들 속에서 지난 3년9개월간 의 역사는 물론 파란만장했던 한국 사회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런 면에서 표지는 매체의 얼굴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한국 사회를 되돌아보는 유의미한 지표이기도 하다. 한 주의 가장 중요한 인물·사건과 현상을 다룬 기사, 또는 이 의미를 부여해 가장 공들여 취재한 기사가 표지의 사명과 영예를 부여받고 독자를 만나기 때문이다.

2018년 은 1월1일(제1193호)부터 이번호 12월31일(제1243호)까지 총 51권이 발행됐다. 첫 번째 표지는 한반도 냉전 종식과 평화의 염원을 담은 ‘평화의 창 평창’이었다. 두 번째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들을 전면에 내세운 ‘싸우는 우리가 이긴다’였다. 한반도 평화와 성폭력은 1년 내내 한국 사회는 물론 지구촌에서 가장 큰 화두였을 뿐만 아니라, 이 집요하게 붙들고 천착한 이슈이기도 했다. 1년간 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와 #미투 등 성폭력 이슈를 각각 여섯 차례씩 총 열두 차례에 걸쳐 ‘최다’ 표지로 다뤘다. 치열한 토론을 거쳐 지난 1년간 두 차례 이상 표지로 뽑힌 주제는 다섯 가지에 불과했다. 한반도 평화와 성폭력 외에 난민(3회),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특허 날치기(2회), 청소년 자해 3부작(2회)이다.

‘월급통장에 상품권이 찍혔다’ ‘死·삶 4·3을 말한다’ ‘아이가 죽어야 인정되는 산재’ ‘엄마 아빠 청년임대가 왜 싫어?’ ‘난임이 찍은 낙인’ ‘KAL의 황유미’ ‘양심의 자유를 지켜낸 사람들’ ‘관광 쓰나미 제주를 덮치다’ ‘우리가 몰랐던 부역자 열전’ ‘누가 폭염으로 숨지는가’ ‘계엄은 실화다’ ‘슬픈 돼지의 경고’ ‘원전은 살고 지역은 죽었다’…. 단 한 번 표지로 다뤘더라도 한국 사회가 가벼이 지나쳐서는 안 되는 묵직한 과제라는 점이 제목만 봐도 드러난다. 진보적 시사주간지라는 매체의 특성상 표지 상당수는 청산하거나 개선해야 할 ‘사회적 문제’에 주목했다. 새해에는 지난해의 묵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며, 독자와 함께 지난 한 해 표지이야기를 되짚어보려 한다. 거자필반(去者必返·헤어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온다)보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의 심정으로.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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