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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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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역습, 오버투어리즘

제주 그리고 하와이
등록 2018-07-10 16:49 수정 2020-05-03 04:28
제주의 구좌읍 월정리 해변. 길게 이어진 카페촌에 가려 바닷가에서는 월정리의 할망들이 살아가는 돌담집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박승화 기자

제주의 구좌읍 월정리 해변. 길게 이어진 카페촌에 가려 바닷가에서는 월정리의 할망들이 살아가는 돌담집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박승화 기자

제주를 찾는 사람이 2005년 500만 명에서 2013년 1천만 명을 넘어섰고, 2016년엔 1545만 명이 되었다. 면적이 제주의 1.5배고 인구가 제주의 2배 남짓인 하와이의 연간 방문객은 그보다 훨씬 적은 868만 명(2015년 기준)이다. 한때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던 제주가 벤치마킹 모델로 삼았던 하와이보다 이미 1.8배 정도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제주에 제2공항을 지으면 하와이의 거의 3배까지 관광객을 수용하게 된다. 제주의 주민과 환경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는 주민 집회가 주말마다 열린다. 날마다 1만 명이 찾는 골목엔 “새벽부터 오는 관광객, 주민은 쉬고 싶다” “서울시는 주인, 북촌 주민은 노예” 같은 펼침막이 펄럭인다. 관광객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마요르카에서는 “관광객이 주민을 죽인다”는 섬뜩한 구호가 등장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도 ‘관광 혐오’(투어리즘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관광)과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y와 Gentrification의 합성어)으로 고통받는 세계 유명 도시의 주민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사는 곳이 관광지가 되면서 주거가 위협받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과잉관광으로 국내외 관광정책이 실패한 현장을 집중적으로 돌아본다. 질적 관광 전환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은 관광객 늘리기에 집착한 기존 정책을 일단 멈추는 데서 시작하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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