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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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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이유 희망의 근거

20대 청년 9명 심층 인터뷰…

“국정농단에서 핍진한 삶의 이유 찾았다” “노조·정당·시민단체 가입해 일상 정치하겠다”
등록 2017-01-06 06:38 수정 2020-05-02 19:28

은 20대 청년 9명과 심층 인터뷰를 했다. 설문조사의 단답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청년들의 ‘마음의 결’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한명 한명과의 대화는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 어떤 대화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청년들은 그만큼 할 말이 많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들 세대를 하나의 특징으로 ‘묶어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한정된 지면이 아쉬울 정도로 많은 말이 나왔다. 이들을 각각 따로 인터뷰했으나 기사에선 5개 주제를 놓고 대화 형식으로 엮었다.

먹고살기 위해… 기계가 된 것 같다

먼저 사회에 느끼고 있는 분노의 지점을 물었다. 이들은 ‘먹고사니즘’에 대한 고통과 동시에 박근혜·최순실과 대기업이 벌였던 공정하지 못한 ‘거래’에서 강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권력자들의 불공정함이 원인이 되어 내 삶이 비참해졌다’는 연결고리가 형성돼 분노의 폭이 더 커지기도 했다.

이규리 “삼성이 (삼성에서 일하다 숨진) 황유미씨 아버지에게 500만원을 주고 정리했는데 최순실한테는 300억원 줬다는 것에 충격이 컸어요. 또 이랜드가 (84억원의) 임금을 체불한 게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걸 확실하게 깨닫는 계기가 됐고. 최저임금도 정말 낮아요. 그런 거 볼 때 되게 불공정하다고 느끼죠.”

박리세윤 “정말 먹고살기 힘들어요. 그냥 기계가 된 것 같아요. 20대 평균 월급이 200만원을 넘지 못하는데 권력자들은 1천억 단위로 재산이 축적되고 있잖아요.”

정주리 “저는 문과 출신인데 동기나 친구가 취직한 경우는 손에 꼽아요. 그렇다고 그들이 열심히 안 산 것도 아니에요. 너무 어려운 거죠.”

최종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그들이 축적한 부가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우리의 핍진한 삶을 야기한 주범이란 점에서 분노가 컸어요. 부모의 지대소득에 따라서 도전할 수 있는 청년과 아닌 청년, 상속받을 수 있는 층과 아닌 층의 분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은 고사하고 계층 간 벽이 높아지는 것을 느껴요.”

조성연 “제가 정말 분노했던 부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사회의 신뢰 자본을 엄청나게 깎아먹음으로써 사회적 거래비용을 높여놨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복지를 위해서는 증세를 할 수밖에 없는데 (최순실 사태 이후) 조세 저항이 더 커지지 않겠어요? 당장 국민연금만 해도 삼성 합병에 도움을 줬죠. 사회 모든 곳에서 떨어진 신뢰, 즉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사회자본을 다시 회복하고 확충하려면 얼마큼의 시간과 비용, 노력이 들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아요.”

너무 부자도, 너무 가난한 것도 아닌

그렇다면 이들이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보다 단순하고 소박했다. 6평 자취방의 월세가 해결되는 것, 소수자로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사는 것, 나의 가능성을 살펴볼 시간이 주어지는 것,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것, 내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는 것. 그러나 이들은 한국 사회의 구조가 그 소박함을 ‘실현 불가능한 현실’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리 “저는 자취를 하는데요. 집이 굉장히 작아요. 6평이에요. 그런데 월세를 한 달에 50만원을 내요. 주거비가 너무 비싸요. 제 삶의 가장 중요한 게 주거비 문제예요. 사실 돈 문제가 제일 크죠. 주거비랑 등록금, 그리고 일자리. 제가 바라는 세상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쉬면서 사는 거예요. 너무 부자도 아니고, 너무 가난한 것도 아닌 삶 속에서 여유롭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승연 “일단은 먹고살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 취업이든 최저임금 인상이든. 가능성을 가지고 일하고 싶은데 지금은 바로 눈앞의 먹고사는 일에 급급하거든요. 학교에서도 경쟁하는 것으로 끝나버리고 가능성을 돌아볼 시간이 없어요.

그다음으론 문화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알바를 한다고 해도 노동과 임금의 문제도 있지만 여성으로서 알바 사장님의 성희롱 문제도 직면해야 하거든요. 여성이나 청소년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유영 “졸업을 하고 뭘 할지 좀 덜 고민하면 좋겠어요.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너무 좁고, 취업이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하기 힘들기도 하죠. 선택지가 너무 좁아요.”

김현우 “최소한 노력하는 사람에게 대가가 돌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대가를 제대로 보장해주는 사회가 아니에요. 물론 사회적 기준으로 봤을 때 노력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죠. 그럼에도 그들에게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예리 “제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됐으면 좋겠어요. 내 세대, 내 계층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된다고 느끼고, 내 삶이 여의도에서도 얘기된다고 느낄 수 있게요. 그러면 정책이 분명히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정치 덕후’로

‘정치 참여 방식’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정당·노조에 가입하거나 집회·시위에 나가는 방식으로 정치 행위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의민주주의 아래 내가 원하는 것을 실현해줄 누군가를 선택해 그가 당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은 오히려 소수였다. 세월호 참사,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강남역 살인사건을 거쳐 ‘박근혜 퇴진’ 촛불시위를 거치면서 쌓아온 경험이 이들에게 ‘일상에서의 정치 참여 필요성’을 몸으로 느끼도록 독려했다.

승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해서 제가 최저시급 1만원을 받는 건 아니잖아요. 아직 개개인의 삶이 변하지 않았고, 광장이 더 열려야 해요. 할 수 있는 참여는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투표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사회운동단체에 들어간다든가. 시위나 집회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집단지성을 만들어내고 서로의 문제의식을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장이잖아요.”

정주리 “먼저 대의민주주의라는 틀이 있으니까 내 욕망을 실현해줄 누군가 있으면 그 사람을 지지할 수 있다고 봐요. 지지하고 싶은 사람이 없을 수도 있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는 거죠. 그런 사람을 찾으면 당선시키려고 노력해야죠. 이번 대선에선 그 사람이 이재명 성남시장인 것 같아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해서 제가 최저시급 1만원을 받는 건 아니잖아요.”
-승연

박유영“정당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게 괜찮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녹색당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다른 큰 정당에 비해 당원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고 잘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규리 “저는 국회의원 누구 뽑아서 삶이 달라진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어요. 거대 양당이 의석을 다 가져간 정치를 봤을 때 삶이 획기적으로 달라지게 하지는 못할 거 같아요. 그렇다고 진보정당에 표를 줘서 1명 당선된다고 해도 1명으로는 힘도 못 쓰는 거 아닌가요.

조직된 사람들, 시민단체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저 한 사람으론 안 되겠지만 지금 한국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제일 중요한 동력이라고 생각해요. 2015년 여름부터 페미니즘의 움직임이 엄청 많아졌잖아요. 여성부나 일부 여성단체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어떤 계기가 있었고, 그래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조직돼 움직인 거예요. 그것을 보면서 저 혼자는 어렵겠지만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최종민 “저도 그 부분에 주목해요. 2015년 페미니즘 이슈가 활성화됐고 (낙태죄 처벌에 반대하는) 검은 시위도 기획됐죠.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더불어민주당 남윤인순 의원이나 진선미 의원 등 여성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후원했어요. 그걸 보면서 인터넷상에서도 정치적 힘을 발휘할 수 있고, 광장을 통해서도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근본적 현상 중 하나가 ‘정치 덕후’를 많이 배출했다는 거예요. 정치에 관심 갖고 내 지역구 의원은 뭘 하고 어떤 법안을 내놨으며 의정활동은 어떤지 살펴보게 된 거죠.”

히어로는 없다
서울 명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청년이 걸레질을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서울 명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청년이 걸레질을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어떤 이를 대통령으로 선택하느냐와는 별개로 ‘한 명의 선지자가 세상을 바꿔줄 것’이란 믿음은 점차 폐기되고 있었다. 이들은 “(부당한 요구를 하는) 월세방 주인과 싸우는 것도 정치 참여가 될 수 있다”며 생활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성연 “멋진 히어로 한 명이 우리 사회를 바꿔줄 것이라는 믿음부터 버려야 해요. 히어로물에서 히어로들은 세계와 국가를 구하는 멋진 영웅으로 나오지만, 그 영화가 끝난 뒤 부서진 건물과 다친 사람들은 다루지 않잖아요.

‘사이다’ 같은 선지자나 혁명가를 바라기보다는 우리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정치에 참여하고, 의견을 조직화하고, 대화와 타협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정치에 좀더 관심 갖고 정당이나 노조 가입 비율이 더 높아지고. 일상 속에서 정치적 참여를 늘려 바꿔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길고 지난하지만 그것만큼 확실한 건 없어요.”

김현우 “남이 나 대신 뭔가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두면 세상에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정치란 뭘까요. 국회에서만 하는 게 정치는 아니죠. 하다못해 월세방 주인과 싸우는 것도 정치예요. 동네 구멍가게에 갈 것인가 큰 슈퍼마켓에 갈 것인가, 그것도 정치의 문제고요.”


“국회에서만 하는 게 정치는 아니죠. 하다못해 월세방 주인과 싸우는 것도 정치예요. 동네 구멍가게에 갈 것인가 큰 슈퍼마켓에 갈 것인가, 그것도 정치의 문제고요.”
-김현우

박리세윤 “저도 일상에서의 정치를 말하고 싶어요. 고작 투표 하나 했다고 정치에 참여한다고 하긴 힘들 거 같아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두 눈으로 보는 상황이라서. 사람들이 노조를 만들고 하는 게 뭔가 구리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나쁘다고 언론에서 프레이밍을 한 거죠.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연대하고 뭉쳐서 목소리를 내는 게 힘이 된다는 걸 촛불로 느꼈어요.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을 선택해서 참여해야 해요.”

이들에게 촛불 이후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 ‘박근혜 탄핵’ 촛불 규모만큼 큰 참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촛불이 곧 꺼지고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럼에도 이들은 촛불을 계속 끌고 가고 싶다고 했다.

방향은 각기 달랐다. 누군가는 이제 분노의 화살을 대통령이 아닌 재벌 대기업으로 돌리는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자고 했다. 대규모 시위를 통해 느낀 연대의식을 모세혈관처럼 일상 속 곳곳으로 퍼뜨리자는 의견도 있었다. 여전히 이들에게 촛불은 ‘희망’이었다.

‘박근혜는 안 된다’를 넘어서

박유영 “촛불시위가 주는 희망이라면 어쨌든 뭔가 이뤄졌다는 거죠. 저에게는 처음이었어요. 촛불시위 이후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이 내려온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 언제든 또 이런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승연 “탄핵심판이 이뤄질 때까지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싸워야 할 것 같아요. 이후에는 세월호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어요. 재벌 기업들의 문제점도 다 까발려지고.

최종민 “유감스럽게도 촛불의 방향은 어디로도 향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희망적으로 보자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구속하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해소하고…. 이렇게 사람들의 분노가 기업과 제도 자체로 향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지금은 분노와 동력 자체가 사그라지는 느낌이라 걱정이에요. 여전히 촛불시위에 나가긴 하는데 확실히 수가 줄었어요.”

조성연 “극단적으로는 그냥 실망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봐요. 광장으로 사람들이 나오는 것은 굉장히 강력하지만 그 힘이 제도적으로 지속되긴 어렵잖아요. 그래도 분노가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동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많은 여성이 분노했지만 분노만으로 끝나진 않았거든요. 내 삶을 개선하기 위해 후원하거나 관심 갖고 찾아보고 했죠.

이번에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분노가 기회의 창을 여는 데 공헌했고, 분노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힘으로 전환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강조합니다.”

이규리 “여의도에선 벌써 ‘조기 대선 어떻게 할 거냐’라는 정치적 부분으로 의견이 수렴되는 것 같아요. 제가 당황한 건 이 지점이에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청문회에 나와서 다 모른다고 했잖아요. 그걸 보고 화가 났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재용 귀엽다’ 막 이러더라고요. 당황스러웠어요. 왜 귀엽다고 말할까, 왜 재벌이 돈을 뜯기고 피해를 당한 거라고 생각할까. 재벌 편에서 말하는 사람이 많아서 걱정이에요.”

정주리 “저는 좀더 희망적으로 보고 싶어요. 이번 집회를 계기로 현실을 직시하게 된 사람이 정말 많아요. 그냥 종교처럼 보수당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게 아니구나, 이 사람들이 거짓말만 했구나’ 깨달은 사람이 많으니까요. 집회 자체도 재밌었고 무겁지 않았잖아요. 호기심으로 참여하는 친구도 많았어요. 제 남친도 시위를 싫어하고 정치 얘기 싫어하고 보수적이거든요. 그런데 촛불시위에 와서 평화적인 모습을 보며 이것이 내 의사를 표현하는 일이지 이상한 사람들이 (선동)하는 게 아니라는 걸 직접 경험했어요. 시민으로서 고민하고 저처럼 뭐라도 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하나하나 해결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김현우 “당장 지금 정서에서 대단한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특정 시공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공동체의 경험으로서 향후 다른 문제가 터졌을 때 하나의 대응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200만~300만 명이 거리로 나왔지만 생각이 똑같을 수 없어요. 200만 명이 공감하는 것은 딱 하나, ‘박근혜는 안 된다’예요. 그 이상 넘어가는 이슈에선 200만 명이 나올 수 없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온 뒤 다른 방향으로 가겠죠. 촛불시위보다 더 집중된, 조직화된 정치가 희망이라고 봅니다. 뭔가에 불만이고 분노했다면 정당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봐요. 촛불시위에 나간 뒤 30년이 지나 ‘그래, 아름다운 추억이었지’ 떠올리기보다, 자신의 이해관계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내가 어떻게 바꿔갈 건지 고민하는 게 맞죠. 아까 월세방 얘기했는데 어떤 의미에선 촛불시위에 나가는 것보다 임차인 공동 조직에 나가는 게 효과적일지 몰라요. 그게 삶을 급진적으로 바꿀 겁니다.”

김예리 “지금 광장의 구호들이 멈추지 말고 계속 나왔으면 해요. 재벌 기업을 다 없애자는 게 아니라, 재벌 구조를 형성하는 원인을 없애자는 구호가 나와서 실현됐으면 좋겠어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그를 지지하고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이바지한 집단을 명확히 기억하고 책임지게 해야겠죠.”

사회는 희망을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예리 “경쟁에서 낙오해도 삶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이규리 “안정감.”

최종민 “희망.”

조성연 “예측 가능한 사회. 내가 투입한 만큼 나오는 사회. 노력만큼 대가가 따라나오는 사회.”

정주리 “변화.”

승연 “여유.”

박리세윤 “저녁.”

단어는 달랐지만 결국 이들은 같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한” 스스로의 노력으로 삶이 당장 안정될 순 없을 거라고 체념하면서도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려면 “사회가 그걸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할 줄 알았다. “실패해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 튼튼한 사회안전망”이 주어진다면 자신들의 희망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사회가 이들에게 답을 해야 할 차례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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