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71 vs 51
데이터는 후보와 유권자를 데이트하게 한다
언론이 모르는 ‘0%대 격차’ 격전지
관심 지역, 유권자 구조로 설명되네
소극층에 적극 구애해야 이긴다
진보정당 최초의 3선 의원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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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9살 이상 유권자는 ‘1인2표’를 갖는다. 지역구 후보에 1표, 지지 정당에 1표를 찍게 된다. 정당득표율에 맞춰 비례대표 47석이 나눠진다. 이 배분은 지역구 5곳 이상에서 당선자를 냈거나 정당득표율 3% 이상인 정당에 한해 이뤄진다.
‘7단계 분류법’으로 정치화
국회의원은 우리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법안을 새로 만들고 개정한다. 국회는 국가가 돈(예산)을 쓸 곳과 돈의 규모를 미리 심의하고, 집행 결과도 결산한다. 정치 염증의 이유로 총선을 외면하기엔 국회의 기능이 중대하다.
‘박근혜 정부 4년차’에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과 분화된 야권이 맞붙는 선거다.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을 지렛대 삼아 과반(150석 이상)을 크게 웃도는 의석을 기대한다. 수도권은 그 여부를 가늠할 격전지다.
은 데이터분석기관인 ‘빅토리랩(여론데이터분석센터장 최정묵)’과 함께 최근 7년간 치러진 전국 단위 4개 선거에서 나타난 수도권 유권자의 실제 표심을 처음으로 심층 분석했다.
수도권 122개 지역구에 있는 1126개 행정동(읍·면·리 포함) 표심을 모두 조사했다. 제5회 지방선거(2010년), 제19대 총선·제18대 대통령선거(2012년), 제6회 지방선거(2014년)를 조사 대상 선거로 삼았다. 이들 선거에 모두 후보를 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살폈다. 지방선거는 시·도지사 선거 결과만 사용했다.
이번 분석은 4개 선거에서 여야가 얻은 득표율의 평균값, 여야의 적극지지층과 소극지지층으로부터 얻은 득표율, 제3당·무소속이 얻은 득표율을 따로 계산해 수치로 보여주는 ‘7단계 분류법’을 사용했다. 여기에 덧붙여 각 정당의 타깃지수도 계산했다. 이 분류법으로 수도권 1126개 행정동의 실제 투표 결과를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이 분석을 바탕으로 은 수도권의 숨은 격전지, 반전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 진보 정치인 출마 지역 등 유권자 지지 구조와 선거 전망을 제1106호 표지이야기로 싣는다.
취재 송호진·홍석재 기자, 편집 신윤동욱 기자, 디자인 장광석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송파병은 ‘현역 여성 의원’이 대결하는 유일한 지역구다. 송파병 현역 의원인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제19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남인순 의원이 맞붙는다. 한겨레 김경호 선임기자, 연합뉴스
4·13 총선을 앞두고 언론사들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3월31일까지 151건의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대상이 된 곳만 104개 선거구에 이른다. 서울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이 맞붙은 노원병을 비롯해 강서갑, 구로갑 등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에서도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더민주)으로 당적을 옮긴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진박’ 황춘자 새누리당 후보와 맞서면서 박빙의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된다.
서울, 격전지에 현역 의원 맞붙어하지만 지난 4차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분석한 결과에서, ‘유권자 지지 구조(투표 성향)’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에선 강동갑·송파병·중구성동구을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일 여지가 있다. 이들 지역은 2010년 이후 4차례 전국선거(대선·총선·지방선거)에서 두 당의 평균 득표율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가장 적은 서울 지역 선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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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송파병에서 새누리당 평균 지지 지수는 48.5%로 더민주의 49.3%와 불과 0.8%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수도권 전체 지역을 통틀어도 경기 파주갑(0.0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번 총선에서 송파병은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과 남인순 더민주 의원이 유일하게 ‘여성 현역 의원’끼리 맞대결을 벌이는 곳이다. 김 후보는 제18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제19대 때 이 지역에 출마해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남인순 후보는 제19대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와 이번에 지역구에 출마했다. 여성 의원 간 ‘닮은꼴 선거전’이 펼쳐지는 만큼, ‘인물 선거’에서 결과가 판가름이 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무소속·제3당 지지층과 소극지지층을 더한 수치가 5~6% 수준이어서, 선거 기간에 어느 쪽으로든 흐름이 뒤집힐 여지도 충분하다.
강동갑과 중구성동구을에서도 양당의 평균 지지 지수 격차가 각각 1.7%, 1.6%에 불과했다.
이번 총선에서 강동갑에는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과 진선미 더민주 의원의 ‘현역 의원 맞대결’이 벌어진다. 더민주 입장에서는 야당세가 강한 서울 동남권에서 새누리당 지역구 현역 의원을 잡기 위해 ‘여성 비례 의원’들을 잇따라 투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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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갑에서 두 당의 평균 지지 지수는 각각 49.9%, 48.2%로 팽팽하다. 타깃층도 각각 6.3%, 6.2%에 불과해 승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다. 이 지역은 아직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중구성동을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가 42%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지수 더민주 후보와 정호준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을 더한 게 37%대다. 지 후보가 새누리당 내 경선에서 ‘진박’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을 꺾고 본선에 오른 저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배우 심은하씨 남편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지수·정호준 후보가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표심 분석을 보면, 국민의당 지지 유권자 가운데 새누리당 소극지지층(4.4%)이 포함됐다고 해도, 더민주의 타깃층이 6%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MBN 조사에서는 지 후보가 42%, 이·정 후보를 더한 게 3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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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을에서는 현역 윤관석 더민주 의원이 조전혁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을 벌인다. 조 후보는 2010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 명단을 공개해 법원으로부터 억대 배상금과 채권 추심을 당하는 등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지지 기반은 평균 지지 지수가 45.7%에 이를 만큼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더민주 지수는 49.4%다. 무소속·제3당이 4.9%로 높은 편인데다, 양당 소극지지층(4.9~5.1%)을 더하면 ‘부동표’로 볼 만한 층이 10%에 가까워 어느 쪽도 쉽게 안심하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하다. 지역 기반과 인물 경쟁력이 비교적 팽팽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짐작하게 한다. 실제 여론조사를 보면 조 후보가 지지율 32.8%을 얻어, 윤 의원(36.4%)를 오차범위(±4.3%포인트) 내에서 추격하고 있다.
연수갑은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이 지역구를 서구을로 바꿔 떠나면서 신인들의 경쟁이 펼쳐지는 곳이다. 정승연(새누리당), 박찬대(더민주), 진의범(국민의당) 후보 등이 나왔지만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이들이 모두 정치 신인이어서 경쟁력이 베일에 가려진데다, 선거구마저 주목받지 못하면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도 없기 때문이다.
평균 지지 지수를 봐도, 새누리당이 50.3%로 더민주(46.9%)와의 격차가 3.4%포인트에 불과하다. 인천시 13개 지역구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아, 특정 정당에 대한 ‘호불호’도 팽팽한 상황이다. ‘일여다야’ 구도가 형성된 만큼 새누리당 쪽에 유리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다만 야권 단일화와 5.3%에 이르는 새누리당 소극지지층의 막판 표심이 변수다.
서구갑은 새누리당 소극 지지 지수가 7.6%로 인천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언제든 표심이 떠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새누리당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새누리당(50.4%)과 더민주(48.4%)의 평균 지지 지수 격차는 2.0%로 인천에서 가장 낮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은 재선 현역 의원이자 박근혜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을 앞세우고 있다. 더민주에선 김교흥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투입됐다. 3월18일 가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의원이 지지도 38.3%로 김 후보(23.4%)를 앞서고 있다.
경기 파주갑 0.03% 초접전경기는 무려 60개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평균 지지 지수 격차가 40%까지 벌어지는 곳(여주·양평)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0%대 격차’의 초접전이 예상되는 지역구도 3곳이나 된다.
파주갑은 양당 평균 지지 지수 격차가 0.03%에 불과하다. 수치상으로 유권자가 정확히 반반으로 갈린 수준이다. 무소속·제3당에 대한 지지 지수는 0.35%에 그쳐 ‘양당 선호도’가 가장 극명한 곳이다. 아울러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나란히 ‘문제적 인물’을 공천해 승패를 더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 됐다.
현역인 윤후덕 더민주 의원은 딸의 ‘취업 청탁’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더민주 2차 공천 명단에서 배제됐다가, 재심 수용-구제-전략공천으로 기사회생해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정성근 새누리당 후보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올랐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증 논란과 청문회 정회 시간에 술판을 벌인 사실이 확인되면서 자진 사퇴했던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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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을과 의왕·과천은 현역 의원들이 선거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정당 평균 지지 격차가 ‘0%’인 곳이어서 도전자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왕·과천에서 두 정당의 평균 지지 격차가 0.6%포인트다. 새누리당, 더민주를 뺀 정당에 투표한 이들이 0.5%가 채 되지 않는다. 더민주에서 공천 컷오프된 송호창 의원이 비운 자리에 의왕시장을 지낸 더민주 신창현 후보와 새누리당 경기도당 법률지원단장을 지낸 박요찬 후보 등이 도전한다.
남양주을도 상황이 비슷하다. 박기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김성태(새누리), 김한정(더민주), 표철수(국민의당) 등이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두 정당의 평균 지지 지수가 49%대로 같다. 둘의 격차를 보면, 더민주의 지지도가 0.6%로 털끝만큼 앞서고 있다. 새누리당의 소극지지층(7.0%)이 더민주(2.6%)의 2배를 넘는 게 불안 요소다. 하지만 현역 의원을 지지했던 유권자의 틈새가 크다.
다만, 양당 평균 지지 격차가 가장 낮은 서울·경기·인천 지역구 9곳(지역별 3곳씩)을 보면, 더민주당의 평균 지지 지수가 높은 곳이 7곳으로 더 많다. 실제 국회의원 선거 결과(17~18대 평균)에서는 지금의 새누리당이 평균 5.5명의 의원을 배출할 만큼 엎치락뒤치락 혈투를 벌였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카카오톡에서 을 선물하세요 :) ▶ 바로가기 (모바일에서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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