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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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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일주일에 한 번은 안산으로”

SNS를 통해 도착한 시민들의 다짐들… “의문하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정치에 관심 갖겠습니다”…
등록 2014-07-25 15:06 수정 2020-05-03 04:27

세월호 참사 이후 100일이 지났습니다. 무참한 희생을 잊지 않는 길은 그 희생을 불러온 사회의 환부를 집요하게 되돌아보고 도려내 새살이 돋도록 돌보는 방법뿐입니다. 지난 100일, 여러분은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이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민들에게 물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세월호의 영혼들을 기억하기 위해 오늘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다짐을 보내왔습니다. _편집자


김민선(17·경남): 대책 없고 부패한 우리 정부에 절망했습니다. 올바르지 못한 기사를 뻔뻔히 내보내는 언론에 분노를 느꼈습니다. 늘 노란 리본과 함께하며 어딜 가든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맑은돌(45·서울): 고등학생 자녀와 중학생을 둔 부모입니다. 제 일상 속의 한 부분은 언제나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관련 내용과 단원고 아이들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으며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네트워크’에도 참여해 안산의 유가족을 돕기 위한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5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안산을 방문할 것입니다.

백현빈(21·경기): 국가와 공동체의 역할, 시민의 모습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누리꾼의 성숙하지 못한 덧글로 유가족과 지인의 상처가 더욱 커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온라인상에서 더 성숙하고 정제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힘쓰고 주변에도 추천하겠습니다.

푸른97(36·경기): 교사입니다. 옆 학교의 일이지만 그 일이 내 일이 될 수 있고, 우리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안산에서 교편을 놓는 순간까지 세월호 사건의 기록을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공유하겠습니다. 그 기록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매일매일의 학습지가 될 것입니다.

김형권(33·경기): 나에게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모두 안녕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안녕하지 못함이 큰 아픔으로 돌아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작은 개척교회의 전도사입니다. 매 예배시 적은 수의 교인들과 모든 희생자, 돌아와야 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우리의 기도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이상길(66·경기): 이번 참사는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컴퓨터 1세대라서 1995년 삼풍 참사 때도 컴퓨터통신 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동안 변한 게 없어서 분노를 느낍니다. 앞으로 작은 일부터 찾아 ‘곁’에서 행동으로 참여하려고 합니다.

곽윤경(34·서울): 국민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아이들의 못다 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습니다.

정현정(45·충북): 안타까운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늘 기억하며 기도하겠습니다.

문선희(46·경기): 고등학생·대학생 자녀가 있는 주부입니다. 그동안은 앞만 보고 대한민국에 무관심했으나 지금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려면 부모가 좀더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목요일마다 안산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여합니다.

허영진(53·서울): 5월부터 시작해온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1천만인 서명운동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촛불집회 꼭 참석하겠습니다. 절대로 잊지 않기 위해서 의문하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seepurple(36·경기): 우리 모두는 연결돼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회현상들에 더 관심을 갖고 서명운동이나 집회 참석, 주변 지인들과 세월호 관련 화제로 대화를 나누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예원(23·경기): 예비교사입니다.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진영맘(44·전북): 사상 최대의 구조,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진실로 믿으며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하고 안도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오보로 밝혀진 순간의 충격은 차마 말할 수조차 없습니다. 다짐했습니다. 작은 것부터 행동하리라. 첫째,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베란다에 현수막 게시하기. 둘째, 지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셋째, 페이스북에서 유가족분들과 친구 맺고 끝까지 잊지 않겠다 말씀드리고 위로해드리기. 끝까지 잊지 않고 가족분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영실(36·부산):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인문계고 교사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더 이상 ‘가만히 있는’ 아이들을 길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이지은(30·경기): 세월호가 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밀양에 행정대집행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할머니들의 울부짖음이 사진을 통해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도 밀양에 관심을 가지고 블로그 포스팅을 해왔습니다. 제2의 세월호는 고리 원전일 것이 눈앞에 보입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관련 단체를 후원하고 적극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유자(21·부산): 외면하고 망각했던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으려는 움직임에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진상 규명을 끝까지 요구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소피아(47·광주): 무관심했던 정치에 관심을 갖기로 합니다. , , JTBC, 등 좋은 언론을 챙겨 보겠습니다. 무관심 타파를 위해 (세월호 관련) 서명, 토론, 자원봉사, 홍보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임현택(27·부산): 사회 불의에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SFC청소년교육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이며 그리스도인입니다.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침묵하지 않으며 그것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나는 학생들에게도 이 땅의 아픔과 고통을 이야기하고 함께 동참하며 함께 살겠습니다. 낮은 자들, 약자들의 편에 서며 억울한 사람이 없는 사회를 위해 힘쓰겠습니다.

전형우(26·서울): 성장과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시되는 사회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조직에 참여하겠습니다. 개인으로 집회와 서명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더 즐겁게,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사고를 기억하기 위해 모임에 꾸준히 참여해 제2의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작은 노력을 해나가겠습니다.

서지은(36·경기): 이놈의 국가에서 내가 영어 하나는 책임진다는 각오로 복지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의 김어준 총수는 ‘질문하기’가 자신의 추모 방식이라 했습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 이후 블로깅을 통한 문제제기를 간헐적으로나마 지속하고 있습니다.

dreamer(34·인천): 국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들었습니다. 세월호 관련 소식을 주변에 잘 알리겠습니다.

김철회(44·서울): 국민 스스로 현실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 스스로 변화하고 모두 함께 만드는 세상의 변화에 동참하겠습니다.

정리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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