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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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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연휴도 있다네

연말연초 2~3주에 부활절 4일 연휴도 있는 남아공…
회사는 핸드릭스에게 남은 휴가를 가라고 권해
등록 2011-07-28 17:31 수정 2020-05-03 04:26
» 핸드릭스(오른쪽)가 2010년 브라질을 여행하며 엄마와 찍은 사진.

» 핸드릭스(오른쪽)가 2010년 브라질을 여행하며 엄마와 찍은 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계절은 한국과 정반대다. 6~8월은 겨울이고, 12~2월이 여름이다. 그래서인지 6~8월은 날씨가 춥고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기 힘들다. 지금 같은 겨울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전반적으로 조용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특별한 휴가 시즌이 없다. 그러나 연말, 곧 여름휴가(크리스마스 2~3일 전부터 새해 2~3일 뒤까지 약 2주)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가를 간다.

“자유로운 휴가 기간에 만족해”

마리사 핸드릭스(30)는 7년 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영채널 중 하나인 (e.TV)에서 스케줄 프로그램을 짜는 일을 하고 있다. 핸드릭스는 1년에 21일을 휴가로 쓸 수 있다. 핸드릭스는 이 휴가를 한 번에 다 쓰기보다는 1년에 2~3번으로 나눠쓴다. 한 번의 휴가를 사용할 때는 공휴일이 많은 시기를 선택해 붙여서 사용하면 휴가를 길게 늘릴 수 있다. 외국 여행을 할 경우 한 번에 다 사용하기도 한다. 또 쓰지 않은 휴가가 남아 있으면 회사에서 휴가를 가라고 권유한다. “휴가는 상사에게 허락을 받는 게 관례지만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휴가 시기를 결정해서 요청하면 대부분 허가된다.” 현재 휴가 기간과 시기의 자유로움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핸드릭스는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핸드릭스는 지난 4월 휴가 기간에는 부활절 연휴 4일에 며칠 휴가를 내고 주말을 더해 2주 정도를 쉴 수 있었다. 일에서 벗어나 개인적으로 미뤄둔 일을 처리하려고 여행을 가지 않고 집에서 쉬면서 지냈다. 그렇지만 지난해 10~11월에는 가족과 함께 3주 동안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싱글인 핸드릭스는 종종 엄마·언니와 함께 휴가를 간다. 모든 사람들이 각기 다른 상황과 지출 형태를 보이겠지만, 핸드릭스는 지난 남미 여행을 위해 3만~3만5천랜드(약 500만원) 정도를 사용했다. 핸드릭스는 해외여행을 하고 그 속에서 다른 문화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해외여행 휴가는 2~3년에 한 번 정도 계획한다. 만약 한 사람이 남아공 안에서 10일 정도 휴가를 보낸다면 5천랜드(약 80만원) 정도를 쓴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업무에 지장이 될 정도로 한두 달의 오랜 기간 휴가를 가지 않기 때문에 휴가를 다녀와서도 업무에 큰 지장은 없다고 핸드릭스는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휴가 때는 대부분의 회사가 2~3주 휴가를 갖기 때문에 3주 정도 연속으로 휴가를 사용해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고 한다. 이 기간에는 회사뿐만 아니라 작은 가게들도 거의 문을 닫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거나 파티를 즐긴다.

여름휴가 때는 보너스 받아

핸드릭스는 일반 휴가를 낼 경우 특별히 휴가비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여름휴가 때는 연말 보너스를 받는다. 근무연수가 2년이 넘으면 월급과 같은 액수가 지급된다. 한국에서 보통 회사원들은 1년에 일주일의 여름휴가를 간다는 말에 핸드릭스는 놀라워했다. “일주일은 여행을 하기에 너무 짧은 기간이다. 한국 사람들은 아주 열심히 오랜 시간 일한다고 들었다. 하루 10시간씩 일하고 주말에는 가사를 돌보고 시장을 보거나 밀린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느라 보내면 언제 휴식을 취하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지 궁금하다.”
케이프타운(남아프리카공화국)=정우현 통신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1년 평균 노동시간 #
2076시간(2002년·국제노동기구(I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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