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사이트로 만들어주는 툴과 공유 메모장인 스프링 노트 등 ‘위키적’ 프로그램들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위키적’ 서비스? 질문을 하자 한국어 위키백과 뷰로크랫 박종대씨는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위키적’이라는 말이 저작권에서의 자유 콘텐츠·오픈 콘텐츠를 의미하는지, 사용자 참여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진짜 위키와 같은 ‘공동 편집’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위키 프로그램의 철학은 여러 면으로 뻗어 있다.
내용 없고 재미있는 것도 모은다
먼저 ‘위키’ 툴을 이용하는 사이트. ‘위키위키’라고도 한다. 정의에 따르면 위키위키는 “접근할 수 있는 누구나가 편집할 수 있게 만들어진 협력적인 웹사이트”를 말한다. ‘위키’는 워드 커닝햄이 개발하고 1995년 c2.com으로 맨 처음 실현되었다. 첫 번째 한국어 위키 사이트는 2000년 김창준씨가 만든 ‘노스모크’이다( 이름과 달리 ‘금연 사이트’가 아니다).
위키미디어 재단에서는 위키백과와 함께 여러 개의 위키위키를 운영하고 있다. 위키낱말사전, 위키자료집, 메타위키, 위키책, 위키인용집, 위키스페시스 등은 한국어로도 자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위키미디어 재단에서는 ‘미디어위키’를 보급해 위키위키로 만들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미디어위키와 함께 많이 사용하는 위키 툴에는 모니위키(‘모니’는 ‘뭐니’에서 온 말)가 있다. 위키 툴인 ‘모인모인’을 한국 개발자들이 만든 것이다. 코위키, 도큐위키, 플렉스위키 등 온갖 ‘위키가 붙은 세상의 모든 말’을 비롯해 브레인키퍼, 에디트미 등 각종 위키 툴이 있다.
노스모크, 리눅스 사용자 모임(KLDP Wiki),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내용 없는 백과사전’(The content-free encyclopedia that anyone can edit, Uncyclopedia, 언사이클로피디어)인 백괴사전, 2001년 장난위키로 시작됐다가 이름을 바꾼 말장난 사이트 ‘장난치세’ 등이 한국의 대표적인 위키위키다.
안용열씨는 개인 위키와 연구용 위키를 모두 사용한다. 그의 ‘YY’는 개인 위키로는 문서 순에서 국내 최대다. 5118개의 문서가 있다. 연구노트 기록과 참고문헌 정리에 쓰는 연구실 위키에는 7천 개의 문서가 있다고 한다. 개인 위키는 아이디를 만들어야 수정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는 “공동편집이 핵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위키는 웹에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서 그 안에 무척 쉽게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해주고, 그걸 웹에서 직접 편집할 수 있게 해주며, 페이지끼리 편하게 링크를 걸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SenzaBliki’는 ‘위키 기반 블로그’다. 모든 블로그 포스트를 위키위키의 ‘항목’에 포함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위키를 “연인”이라고 말하는 운영자 김대근씨는 “위키는 수평적인 구조, 문서의 긴밀한 연결, 커뮤니티 지향적, ‘아, 이거다!’ 싶은, 그런 문서 관리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엔씨소프트의 스프링노트는 위키 기능을 최적화한 서비스다. 지인과 함께 페이지별로 또는 노트 전체를 공유해서 쓸 수 있다. 지난 3월3일 문을 열었는데 현재 3만5천명이 이용하고 있다. 8월 말에는 ‘팀노트’도 열 예정이다.
‘집단지성’으로 ‘위험’ 판정
위키 툴을 이용하지 않는 ‘집단지성’ 서비스도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빛자루’는 ‘위키 기반 서비스’라 표방한다.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그레이제로’을 이용하면 이 결과가 ‘빛자루’ 페이지에 반영되고, 다른 사용자는 이를 참고해 프로그램의 삭제·차단 여부를 판단한다. 빛자루에는 프로그램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정보를 수정 보완하는 페이지도 만들어져 있다(프로그램 백과). 7월18일부터 ‘빛자루 2.0’이 서비스 되고 있다. 컴퓨터 위험 정보 캐치 프로그램은 ‘위험’ ‘차단’ 정보를 이용자에게 주는데, 이런 ‘판정’을 받은 프로그램의 공급자는 이러한 조치에 항의하는 일이 잦다. ‘집단지성’이 이런 판정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쇼셜 북마크 ‘마가린’은 북마크를 공유하는 사이트다. 미국의 ‘Del.icio.us’ 사이트의 한국형이다. 웹페이지 주소를 제목과 메모를 붙여 저장하고 다수의 태그를 첨부해둔다. 사용자는 태그를 타고 여러 웹페이지를 이동할 수 있다. 위키를 경제학에 활용하는 ‘위키노믹스’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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