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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형 상사, 나홀로 후배… 고쳐봐?

등록 2004-12-30 00:00 수정 2020-05-03 04:23

직장생활에서 나도 남도 힘들게 하는 7가지 성격 유형과 극복법

▣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군림하거나 잔소리 늘어놓는 상사, 투덜대거나 의존적인 동료, 꽁해 있거나 느려터진 후배…. 내 주변에는 왜 이렇게 ‘성격 이상한 사람들’만 모여 있는지 속상해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왜 인정받지 못하고, 하소연할 친구 하나 없고, 조직 적응력은 떨어지는지… 혹시 성격 결함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나와 남을 얼마나 이해하고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네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제일 좋은 것은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상생의 성격’이다. 나에게는 나쁘고 남에게만 좋으면 ‘불쌍한 성격’이다. 나에게는 좋은데 남에게는 나쁘다면 한마디로 ‘못된 성격’이다. 최악은 나에게도 나쁘고 남에게도 나쁜, 이른바 ‘공멸적 성격’이다. 일터에서 나도 힘들고 남도 괴롭히는 대표적 유형 7가지를 임상심리 전문가 노주선 박사(한국인성컨설팅 대표이사, www.personality.co.kr)의 도움말로 정리했다. 각 유형별로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의 대처법도 곁들였다. 이런 성격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괄호 안의 성향과 같은 이름의 성격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 특징을 나타내는 정도라면 서로 채워주면서 역동적으로 지낼 수 있다는 게 노 박사의 설명이다.

폭탄형(반사회적 성향)

무조건 자기가 대장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다. 주도 욕구가 강하고 활동적이라 항상 주위의 관심을 끈다. 보통 때에는 생산적인 방향으로 에너지를 쓰지만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는 ‘부적응 순간’이 오면 엉뚱한 쪽으로 기운이 뻗쳐 일과 관계를 망가뜨리기 쉽다. 회의 때 자리를 박차고 나오거나 특정인을 사정없이 ‘밟아’버리거나 결정적인 순간 사표를 던지는 식이다. 언제 터질지 몰라 주변 사람들은 부담을 느낀다.

이들의 전형적 특징은 사고가 극단적이라는 것이다. 벌컥 화를 내는 건 상황을 지각하고 해석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탓이다. 당사자는 문제를 유연하게 볼 필요가 있다. 내 생각을 100% 확신하더라도 다르게 해석할 수는 없는지 한발쯤 물러서보자. 가까운 사람들은 이들이 열받아 길길이 뛸 때는 맞대면을 피하는 게 현명하다. 흥분이 가라앉은 다음 차분히 얘기하자. 평소 다져놓은 좋은 관계가 폭발을 방지한다.

저격수형(편집증적 성향)

말수가 적고 성실하고 자기관리도 잘하지만, 늘 꽁하고 있는 이들이다. 피해의식이 크고 자기 방어벽이 강하다. 이런 이들은 조용히 있다가 가끔 예상치 못한 말을 내뱉거나 괴상한 반응을 보여 주변을 놀라게 한다. 심해지면 과대망상에 빠진다. 자기에게 사소한 잘못을 한 사람에게 계속 삐져 있다가 “쟤가 날 죽이려 했다”고 믿는 식이다.

이들은 상황이나 환경을 부정적으로 보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당사자는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남들이 다 자신을 싫어하거나 위협적인 것만은 아니며, 나의 방어벽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기회조차 앗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은 이들의 주장을 논박하는 데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럴수록 당사자는 “이것 봐, 사람들은 날 싫어해. 아무도 날 지지하지 않아”라고 여길 공산이 크다. 작더라도 신뢰를 맺을 일들을 쌓아가자.

스타형(자기애적 성향)

맥락 없이 인기 영합적이고 주위의 관심을 끌고자 막대한 열정을 쏟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결정적 문제는 원리원칙이 없다는 점이다. 상황 대처력이나 순발력이 뛰어나서 면접이나 상사와의 면담에는 유리하지만, 금방 밑천이 들통 난다. 주체성 없이 타인의 시선 속에서만 자신을 본다.

이들은 이벤트를 통해 남들에게 피상적으로나마 좋은 인상을 주면서 자존감을 유지하고자 한다. 당사자는 튀는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능력껏 성의껏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유대나 신뢰는 돌출 행동이 아닌 안정적인 관계로 형성된다는 걸 잊지 말자. 옆에서는 이들의 사소하고 평범한 태도를 칭찬해줄 필요가 있다. ‘오버’하는 짓에는 차리리 무관심한 것도 좋다.

순교자형(의존적 성향)

착한 척은 혼자 다 하는 이들이다. 자기 일도 아닌데 괜히 고마워하거나, 일이 잘못되면 자기 책임이라고 여기거나, 툭하면 일을 떠안고 야근도 잦다. 그렇다고 업무성과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때가 많다. 자꾸 그러면 상대방은 불편해하고 미안해하다가 끝내 짜증을 느낀다.

이들은 자아존중감이 낮은 편이다. 자신은 무능하므로 기꺼이 희생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으리라 여긴다. 당사자는 독립적인 행동법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 남에게 비굴하거나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보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행동해야 나도 행복하고 남도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동료들도 이들의 희생을 부추겨선 안 된다. “그렇게 해줘서 고마워”라기보다는 “너는 참 좋은 사람인 거 같아”라고 말해주자.

나홀로형(폐쇄적 성향)

혼자인 게 무조건 좋은 사람들이다. 개인적으로 유능할 수도 있지만, 자기 주장이 지나치게 세고 공동 과제를 위한 연대는 최소치만 한다. 따로 놀아 오히려 도드라지고 완고한 집단에서는 융화를 깨뜨리는 이로 낙인된다.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만 하다 소리소문 없이 골방에 처박힐 위험이 크다.

이들은 대인관계에 부적응적 신념을 갖고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벽이 있는 거야” “저마다 자기 이익 때문에 사람을 사귈 뿐이야”라고 굳게 믿는다. 당사자는 관계 형성 기술을 익히는 게 우선이다. 주위 사람들은 이들이 긍정적 대인관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너랑 얘기하니 마음이 편하다”라거나 “네가 없어서 일이 진전되지 않더라”는 식의 표현을 해주는 게 좋다.

전전긍긍형(불안한 성향)

근심을 줄줄 흘리고 뿌리는 이들이다. 평소에는 상냥하다가도 긴장 상황이 되면 우왕좌왕 절절매고 옆 사람들까지 들볶으며 초조하게 만든다. 멀쩡히 진행되는 일도 몇번씩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남을 못 믿는 이들이 포함되기 쉽다. 이런 상사가 최악으로 꼽힌다.

이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예상을 많이 한다. 그래서 현재 상황에서 위협감, 불안감, 공포 등을 부쩍 느낀다. 당사자는 모든 일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나눠보고 균형 있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료들은 이들이 ‘근심 모드’로 접어들 때 “자꾸 그러면 될 일도 안 된다”는 반응을 자제하고 “전에도 이랬는데 잘 처리됐다”는 식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환기해주자.

완벽주의형(강박적 성격)

한치의 실수도 용납 못하고 모든 일에 오와 열을 맞춰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다. 깔끔은 혼자 다 떨고 규정이나 규칙을 지나치게 따진다. 이런 이들은 누구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랑을 못 받아 외롭다. 그러다 보면 더욱 자기가 정한 원리원칙에 집착하게 되고, 남에게도 “내가 해냈으니 너도 그래야 한다”는 강요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이들은 ‘모 아니면 도’라는 이분법적 태도를 갖고 있다. 업무에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당사자는 사안을 옳다, 그르다 중 하나로 판단하지 말고 비율이나 정도로써 이해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람에게는 논리나 원칙으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적 부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옆에서는 이들에게 감정적 접근을 강화하는 게 좋다. 좀 피곤하더라도 다양한 대안이나 유연한 판단이 더 낫다는 걸 체험할 수 있게 배려해주자.



당신도 혹시 투덜이?

자가 진단 ‘나의 투덜이 지수’… 나아가 다른 투덜이에게 대처하는 법까지
성격적 결함까지는 아니라도 나와 남을 피곤하게 하는 버릇을 가진 이들이 있다. 시키는 것만 하고 뭐든 “야 그게 되겠냐, 안 될 거야” 하는 식으로 매사에 시니컬한 ‘만사부정형’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자기도 일을 안 하면서 남도 일을 못하게 한다. 중간관리자들이 이러면 꼴불견이다. 또 누구에게나 장광설을 늘어놓지만 알맹이도 결론도 없는 ‘훈장형’이 있다. 항상 고개 끄덕여주는 후배라도 옆에 있다면 모르지만 아무도 자기 말에 귀기울여주지 않으면 공허해하다 강박적으로 더 말이 많아진다. 이런 이들과의 술자리는 고역이다. 한편 너나 할 것 없이 빠지기 쉬운 보편적 유형은 꼬박꼬박 남 탓하고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해답은 나몰라라 하는 ‘투덜이 스머프형’이다. 이들은 자신의 발전은 물론 조직의 미래에도 도움이 안 된다.

나의 투덜이 지수는?
1. 남들은 나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평가하지 못한다.
2. 만사에 시큰둥하다.
3. 운이 좋아 잘된 사람은 정말 밉다.
4. 권위적인 것은 참을 수 없다.
5. 하기 싫은 일을 미루다가 그르치곤 한다.
6.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
7. 가기 싫은 자리는 꼭 지각한다.
8. 어떤 일이건 논쟁적이다.
9. 술을 마시면 억울했던 일들만 떠오른다.
10. 알게 모르게 고집이 세다.

투덜이와 잘 지내려면?
1. 논쟁을 하거나 맞장구를 쳐주지 않는다.
2. 핵심만 추려 듣는다.
3.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이들이라고 여긴다.
4. 비난이나 거절에 민감하다는 걸 잊지 말자.
5. 격려부터 한 뒤 문제를 지적한다.
6. 긍정적인 면을 발견해준다.
7. 구체적인 사안을 짚어가며 얘기한다.
8. 화내지 않는다. 그러면 투덜이는 자기 정당화를 해버린다.
9. 계속 투덜대면 이야기를 강제로 끝낸다.
10. 내가 그의 상담사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한다.

도움말/ 우종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이현주 삼성전자 여성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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