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도 · 이원홍 · 손주환씨등 80년대 언론학살 주역들이 방송 공정성을 주장하는 세태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보수 원로들은 9월9일 시국선언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지금 정도를 일탈하여 편파가 극에 이르고 이는 일부 민간단체와 텔레비전 방송매체들이 돕는 가운데 수도이전, 친일 청산, 국가보안법 폐지, 언론개혁 등 소모적인 쟁점으로 국민들의 편을 갈라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국선언 참가자 가운데는 언론을 독재정권 앞에 줄세우고, 국민을 편가른 핵심 인사들이 상당수 있다. 허문도 전 통일원 장관, 이원홍·손주환 전 문화공보부 장관이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기자 출신인 허 전 장관은 12·12 군사쿠데타 뒤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찾아가 언론계 정화 필요성을 역설했고, 당시 중앙정보부장 서리를 겸임하던 전씨의 비서실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그는 당시 보안사 정보처장인 권정달 전 의원 등과 함께 1980년 7, 8월 700명의 언론인을 해직하는 ‘언론 대학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5공화국의 대표적 악행으로 지목되는 언론통폐합을 실행에 옮겼다.
문공부 주일본 공보관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1980년부터 5년간 한국방송 사장으로 재직했던 이원홍 전 장관은 전두환 정권 홍보뉴스인 이른바 ‘땡전 뉴스’를 만든 주역이다. 그는 1985년 2월 문공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문공부 홍보조정실을 통해 각 신문사에 매일 1면 톱기사는 물론 가십기사 처리까지 지시하는 ‘보도지침’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1992년 대선을 앞둔 노태우 정권 말기에 문공부 장관(1992년 3월~93년 12월)에 기용된 손주환 전 장관도 대선 기간 내내 편파 방송의 배후로 지목돼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끊임없이 사퇴 압력을 받았다.
한편, 안응모 전 장관은 1991년 ‘강경대군 구타 치사사건’이 발생한 당시 경찰을 통괄하는 내무장관이었고, 결국 그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박세직씨는 군 기강을 문란하게 한 주범으로 평가받은 ‘하나회’ 핵심 멤버로, 12·12 군사쿠데타 발생 직후 수도경비사령관(1981)을 역임했고, 노 정권 중반인 1989년 국가안전기획부장에 기용되는 군사정권의 핵심 인물이었다. 또 오치성 전 내무장관은 1971년 ‘8·23 실미도 사건’을 무장공비의 난동으로 부인하다가 군 특수부대가 저지른 일로 밝혀지면서 국회에서 처음으로 불신임안이 처리되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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