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추미애 선대위원장쪽' 장성민 기획단장 인터뷰… “새로 거듭나면 열린우리당과 통합할 가능성” </font>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장성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기획단장은 “민주당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서무행정에 밝은 노회한 당권파의 농간에 넘어가고 말았다”며 “국민들 앞에 물갈이 대상을 드러냈으니 깨끗한 정치 실현을 위해 국민들이 대신 물갈이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선대위쪽이 공천 취소를 시도했던 박상천·유용태·최재승·김옥두 의원에 대해 사실상 낙선을 주문한 것이다. 장 단장은 민주당의 총선 전망에 대해 “솔직히 말하기가 두려울 정도”라며 “총선 이후 당권파가 자연스럽게 정리된 뒤에 열린우리당과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터뷰는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4월2일 그의 선거사무소에서 이뤄졌다.
“노회한 당권파들의 농간에 넘어가”
-민주당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체성 상실이다. 민주당은 50년 동안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고 진보적 정책을 제시해왔다. 정치개혁의 발상지이자 남북 교류협력의 샘터였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탄압해왔던 가해정당, 5·6공 쿠데타 세력이 창출한 정당과 손을 잡았다. 지지자들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정치를 한 것이다. 결정적 계기가 탄핵이었다.
-후보 4명을 공천 취소한다고 정체성이 회복되나.
=민주당을 새롭게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 당초 4명 외에도 정균환·강운태·김상현·이윤수·김경재·김영환 의원 등 한-민 공조에 적극적이었던 이들을 모두 포함하려 했다. 우리가 공천한 비례대표 후보들은 절반이 40대였다. 추미애 위원장을 중심으로 40대가 전면에 나서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보다 더 젊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우리의 개혁안이 성공했다면 이번 총선에서 지지율을 회복하면서 70석가량 확보는 가능했을 것이다.
-선대위가 공천을 취소할 권리가 있는가.
=추미애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수락하기 직전, 조순형 대표쪽으로부터 공천 조정을 포함해 전권을 이양받았다. 전 당원이 조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자 당시 중재를 했던 강운태 의원을 포함해 상임중앙위원들은 “조 대표는 전권을 넘긴 사실상 식물대표다. 대표 직함이라도 갖게 해달라. 대구가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선거를 치르느냐”고 호소했다. 그것이 사탕발림이었다. 서무행정에 밝은 노회한 집단의 농간에 넘어간 것이다. 당권파는 정치적인 데 반해, 우리는 ‘한때 모셨던 대표를 어떻게 밟고 지나가느냐’며 너무 인간적으로 접근했다. 그게 실책이다.
-한-민 공조로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말은 곧 탄핵 추진이 잘못됐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추 위원장이 한-민 공조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거시적으로는 탄핵안 가결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미스터 쓴소리’는 ‘미스터 헛소리’
-조 대표 등 당권파가 탄핵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김경재 의원이 공공연히 얘기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과거 허정 내각처럼 조순형 과도 체제를 세우고 그 작업에 성공하면 내각제로 개헌해 권력을 분점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본다. 대선 패배의 당사자인 한나라당이 탄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도덕성과 정통성에 문제가 있으니 노 대통령이 깨고 나간 민주당의 조순형 카드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들은 국가권력을 장물처럼 취급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론과 언론도 신경쓰지 않고, 당내 소장파들의 경고도 치부해버렸다. 조순형 대표는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한순간에 가라앉게 만든 정치적 패륜아다. 대권병에 걸려 미스터 쓴소리가 미스터 헛소리가 돼버렸다. 당권파들은 친일파보다 더한 사람들이다.
-추 위원장과 선대위는 앞으로 어떻게 하나.
=전문성·개혁성·참신성을 갖춘 후보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총선 성적과 총선 이후 전망은.
=이렇게 예측하기 어려운 때는 처음이다. 당권파들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테고 한 10석 되려나.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면 열린우리당과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소수라도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만큼 민주당의 당명과 정체성을 살리는 쪽으로 통합이 가능하다. 혹시 살아남은 당권파가 있다면 한나라당과 자민련쪽으로 가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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