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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니 러브] 꼴통 러브 퍼레이드의 끝은…

등록 2004-03-25 00:00 수정 2020-05-02 04:23

신복례/ 자유기고가 boreshin@hanmail.net

‘할리우드 꼴통’ 코트니 러브(39)가 펼치는 사고 퍼레이드의 종말은 언제인가. 러브는 마약과 폭행 등으로 경찰서를 내 집 드나들듯 하며 온갖 기행과 사고를 죄다 저지르고 다니는 문제아다. 현재 계류 중인 재판만 4건이다. 폭행 둘에 무단침입 한건, 거기에 마약 재판도 진행 중이다. 지난 한햇동안 받은 사회봉사 명령만 1천 시간이 넘는다. 일류 변호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쯤 교도소에 있을 게 분명한 사고뭉치다.

러브는 지난 일주일 사이 잇따라 3건이나 사고를 쳤다. 3월17일(이하 한국시각) 비벌리힐스 지방법원. 마약류 불법소지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횡설수설하다 판사에게 혼이 났다. 2시간 지각을 한데다 말할 차례도 아닌 때에 발언을 하다 수차례 제지당했다. 3월18일 의 인기토크쇼 방송 현장. 게스트로 출연한 러브가 갑자기 사회자 책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레터맨을 마주 보며 그는 7, 8차례나 윗옷을 걷어올려 가슴을 노출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명사회자 레터맨도 당황한 나머지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3월19일 뉴욕의 한 술집. 방송 출연 뒤 러브는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다가 야유하는 취객에게 마이크 스탠드를 집어던졌다. 하필이면 정통으로 머리에 맞았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을 벌였다. 결국 폭행 혐의로 다음달 재판을 받게 됐다.
원래 코트니 러브는 영화배우와 가수로 뛰어난 자질을 인정받았다. ‘펑크록 여왕’의 칭호에다 지난 1998년 출연한 영화 로 골든글로브 조연상까지 수상했다. 그런 그가 이렇게까지 망가진 건 ‘뒤틀린 가족사’의 영향이 결정적이다. 그의 어머니 린다 캐럴은 저명한 심리학자다. 캐럴은 아기 때 입양돼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갖은 구박과 학대 속에 성장한 캐럴은 10대 후반 집을 나와 세 차례나 결혼을 해 러브를 낳았다. 몇년 전 캐럴은 우여곡절 끝에 친엄마를 찾았다. 놀랍게도 자신을 버린 친엄마는 뉴욕 출신 유명소설가 파울라 폭스였다. 폭스도 어릴 적 정신질환을 앓는 엄마에게 버림받아 어렵게 자랐다. 20살 때 미혼모로 딸을 낳았지만 결국 양육을 포기해버렸다. 러브는 어릴 때 친어머니 캐럴에게 극심한 학대를 받았다. 그들 사이에는 왕래가 끊긴 지 오래다. 외할머니, 어머니로 이어지는 학대와 무관심의 사슬이 러브의 가슴속을 칭칭 감고 있는 것이다.
3대에 걸친 모녀간의 ‘악연’이 4대째 이어질 전망이다. 러브는 전남편인 10년 전에 자살한 록그룹 ‘너바나’의 전설적인 리드싱어 커트 코베인 사이에서 낳은 11살짜리 딸 프랜시스의 양육권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번 마약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러브는 양육권을 완전히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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