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예 1천 명을 넘어섰다. 지난 4월24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 사바르 공단의 라나플라자 공장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네 자릿수에 이르렀다. 사고 발생 보름을 넘기고도, 무너진 건물 더미에선 계속 주검이 나오고 있다. 1984년 12월 인도 보팔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 사고 이후 최악의 ‘산업재해’다.
잔해 제거 마무리돼야 피해 규모 확인 가능
<afp>은 5월10일 현장에서 주검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는 군 관계자의 말을 따 “크레인과 불도저, 굴착기까지 동원해 현재까지 모두 1006구의 주검을 발굴했다”며 “5월9일 하루에 발굴된 주검만 130구에 이른다”고 전했다. 주검에서 나온 휴대전화나 공장 출입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더운 날씨에 부패 정도가 심한 주검은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까지 하고 있다. 그럼에도 끝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주검 150여 구는 이미 공동묘지에 매장됐단다.
방글라데시 의류제조수출업협회(BEMEA)는 애초 “사고 당시 건물 안에 모두 3122명의 노동자가 출근해 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과 많이 달랐다. 방글라데시 경찰 당국의 공식 발표를 보면,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 현장에서 요행히 구조된 이들은 2437명이다. 이 가운데 1천 명가량은 중상을 입었다. 건물 더미에서 꺼내는 과정에서 팔다리가 잘려나간 이도 있단다. 이미 발견된 1천 구가 넘는 주검을 합해도, BEMEA가 주장한 인원을 훌쩍 넘는다. 사고 당시, 대체 건물 안에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있었던 걸까? <bbc>은 5월9일 인터넷판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라나플라자가 무너져내린 시각은 오전 9시께다. 밤샘 근무를 마친 야간조와 낮 근무를 위해 출근한 주간조가 교대하는 시간이다. 그러니 (사고 당시) 건물 안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있었는지는 잔해 제거 작업이 끝날 때까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붕괴 사고와 관련해 현재까지 체포된 이들은 건물 소유주와 공장주 등 모두 12명이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수사는 이어지고 있다. 지금으로선, 불법 증축한 건물 상층부에 설치한 대형 발전기 4대가 만들어낸 진동으로 건물이 지속적으로 흔들리면서 결국 붕괴로 이어졌다는 게 방글라데시 경찰 쪽의 설명이다. <afp>은 5월9일 라나플라자를 설계한 건축가의 말을 따 “애초 쇼핑몰과 사무실 용도였지, 공장용 건물로 지은 게 아니었다”고 전했다.
성난 노동자들의 잇따른 시위와 안팎의 압력에 밀려, 방글라데시 정부는 5월7일 라나플라자 입주 공장 소속 노동자들에게 4월치 밀린 임금을 지급했다.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 이후 실시된 긴급 안전점검에서 기준에 미달한 사바르 공단 등 다카 일대 공단 지역 공장 16곳과 남동부 치타공 공단 지역 공장 2곳에는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이번엔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건가?
안전 기준 미달 공장 18곳 폐쇄 명령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돌아가고 있는 의류공장은 모두 4500여 곳에 이른다. 그 가운데 한 곳에서, 또 사고가 터졌다. 이번엔 불이다. 5월8일 자정께 다카 외곽 미르푸르 공단 지역의 한 의류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적어도 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불이 난 건물에선 거대 의류업체인 퉁하이 그룹이 스웨터·점퍼·파자마 등을 생산해 영국·스페인·독일·아일랜드 등지로 수출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단다. 화재 발생 불과 4시간여 전에 300여 명의 노동자가 잔업을 마치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찔하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afp></bbc></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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