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사진 <한겨레> 이종찬 기자
유시민이 돌아왔다. 2008년 총선 낙선 이후 1년 만이다. (돌베개)를 펴냈다. 1년 동안 이 책 집필에만 골몰했다는 후문이다. 3월9일 출간 직후부터 대형서점 정치·사회 부문의 상위권에 올랐다. 헌법을 중심으로 한국 정치·사회 구조를 톺아보는 내용이다.
원래 그에게는 지식인의 피가 흐른다. 경제학 공부를 하려고 유학까지 다녀왔다. 다만 대중을 갈망했던 그는 학자가 되기보다 저술가·평론가의 길을 걸었다. 등 베스트셀러도 펴냈다. 이후 정계에 뛰어들었으나, 참여정부와 함께 명멸했다.
에는 그런 이력이 깃들어 있다. 스스로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으나, 책장마다 현실 정치에 대한 송곳이 여전히 꼿꼿하다. 그 송곳은 모든 정치세력을 향해 뾰족하다. 이명박 정부는 “민주공화국 정신과 국민 기본권을 파괴”하면서 “암울했던 독재 시대를 재현”하고 있다. 민주당은 “보수 자유주의 세력이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보수 야당”이자 “일종의 불임 정당”으로 전락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은 “이념적 편협함과 경직성이라는 비슷한 질병을 앓고 있다.” 참여정부를 향한 송곳은 그나마 무딘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시대적 과제에 잘 대응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책 제목 ‘후불제 민주주의’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한국 정치의 상황을 지칭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후불 정산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을 드러낸 것인데, 정작 그 자신은 “별일 없으면 앞으로도 이렇게 ‘지식소매상’으로 살 작정”이라고 말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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