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4.3% 성장했으나 실업자 규모는 사상 최고치… 28억 인구 가운데 14억명은 하루 2달러도 안되는 벌이
▣ 정인환 기자/ 한겨레 국제부 inhwan@hani.co.kr
지난 2005년 세계경제는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연평균 5%를 넘는 성장률을 보인 200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4%를 웃도는 성장을 이뤘다. 전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호조를 보였고, 인플레이션은 잦아들었다.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은 나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경제포럼(WEF) 등은 급격한 유가 상승에도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이런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세계 노동시장은 이런 성장세를 반영하지 못했다. 경제성장이 고스란히 고용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새삼 증명한 것이다.
중동·북아프리카 실업률 최악
2005년 한 해 동안 전세계적으로 국내총생산은 평균 4.3% 증가했다. 하지만 약 5억 명에 이르는 빈곤층 노동인구 가운데 약 1450만 명만이 하루 1달러 이상을 벌어 빈곤선을 벗어날 수 있었다. 또 일자리가 있는 28억 인구 가운데 절반인 14억 인구는 하루 2달러에도 못 미치는 벌이를 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조차 버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간 거의 변화가 없는 수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1월 말에 펴낸 ‘세계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세계 평균 실업률은 6.3%로 2004년과 마찬가지였다. 지구촌 실업자 규모는 2005년 말 현재 약 1억91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에 비해 220만 명, 10년 전인 1995년에 비해선 3440만 명 늘어난 수치다. ILO는 “자영업자, 피고용인, 임금을 받지 않는 가족노동 등 ‘일하는 사람’의 규모는 늘고 있는 반면, 실업자의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실업률 상승세를 보인 것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로, 지난해 대비 실업자가 130만 명 늘면서 전체 노동인구의 7.7%가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실업률은 13.2%로 여전히 전세계에서 최악이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과 동유럽의 옛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약 9.7%의 실업률을 보였다. 유럽연합의 평균 실업률은 2004년 7.1%에서 지난해 6.7%로 0.4%포인트 줄었다. 동아시아의 실업률은 평균 3.8%로 세계 최저 수준을 유지했고, 남아시아(4.7%)와 동남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6.1%) 순이었다.
이번 프랑스 소요사태에서 보듯 특히 청년층의 실업률은 우려스러운 수준을 넘고 있다. 세계 66억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30억 명이 25살 이하일 정도로 지구촌은 어느 때보다 젊지만, 청년층의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ILO는 “15~24살 젊은 층은 전체 노동인력의 25%에 불과한 반면, 전세계 실업자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게다가 젊은 층이 실업자가 될 확률은 성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도 세계평균의 두 배
이런 상황이 오래 계속될수록 빈곤의 악순환은 무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유엔 경제사회국이 펴낸 ‘청년보고서 2005’를 보면, 빈곤선 이하에서 살아가는 청년층 인구 약 2억 명 가운데 1억3천만 명은 글을 읽고 쓰지 못하며, 취학 연령 어린이 1억1500만 명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8800만 명의 노동연령층 젊은이가 실업자 신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정은 어떨까? 통계청은 지난 3월16일 발표한 ‘2006년 2월 고용동향’에서 우리나라 청년층(15~29살) 실업률을 8.7%로 집계했다. 이는 전체 평균 실업률 4.1%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고용불안의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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