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테네=하영식 전문위원 youngsig@teledomenet.gr
그리스 정부는 가정용 컴퓨터·휴대용 게임기·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든 전자게임을 불법화했다. 이런 법이 있는지 모르고 휴대전화나 휴대용 비디오게임기를 소지하고 그리스로 여행 오는 관광객들은 여차하면 무거운 벌금이나 장기간의 감옥살이를 할 수도 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그리스법 3037번에는 공적·사적인 장소에서 전자계기와 소프트웨어의 전자게임을 금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법에 따라 게임을 하거나 게임기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수만유로의 벌금을 물었다고 정부가 밝히기도 했다. 법에서 규정한 벌금 액수는 최소 5천유로에서 최대 7만5천유로이며 최소 1개월, 최대 12개월의 징역형을 명시해놓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도 이 법이 적용되기는 마찬가지다. 인터넷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온라인 체스 같은 게임을 해서는 안 되며, 만약 적발되면 카페 주인이 벌금을 내고 문을 닫아야 한다.
이 법은 그리스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의 그리스대사관에서는 그리스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각별한 경각심을 불어넣고 있다. 사실 외국인들은 그리스를 자유로운 국가로 인식하기 때문에 이런 이상한 법이 있으리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는다.
이 법은 불법 도박을 막기 위해 제정됐다. 불법 도박과 비디오 게임을 구별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 법을 만들었다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그리스의 전자게임금지법에 반발해 폐지를 촉구해왔지만 그리스 정부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지금도 이 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인터넷상에서는 게임광들인 전세계의 청소년들이 이 법에 항의하는 댓글을 수없이 쏟아내고 있다. “그리스로 가려는 계획을 포기하겠다”는 으름장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리스의 현실은 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컴퓨터를 진열해놓은 상점들의 쇼윈도에는 어김없이 게임용 DVD나 휴대용 게임기가 진열돼 있다. 뿐만 아니라 신문이나 잡지에서도 게임을 선전하는 문구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게임용 DVD를 판매하는 상점 주인도 이런 법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게임금지법이 있다는 말에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만약 이 법이 제대로 집행된다면 그리스 국민의 반은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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