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강정수 전문위원 jskang@gmx.net
독일에서 ‘자기 집’을 장만할 경우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평균 2%대의 저리 융자는 기본이고, 10년 동안 매년 약 5천유로의 세금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자기 집 갖기’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독일 총주거공간 중 17%만이 ‘자기 집’에 해당되고, 나머지는 모두 ‘월세’다. 이유가 무엇일까? 집값이 비싸다? 아니다. 베를린시의 경우, 중산층이 밀집한 지역의 40평 주택을 약 20만유로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원화로 환산할 경우 약 2억6천만원이니 저렴한 편이다. 그렇다면 1가구 2주택 같은 소유 제한이 있는 걸까? 독일의 경우, 한 사람이 100채의 집을 소유한다 해도 제도적 제약이나 불이익은 없다. 정답은 구태여 집을 ‘소유’해야 할 매력이 없다는 점이다.
임대주택 세입자는 본인이 원할 경우 평생 한 집에서 살아갈 수 있다. 월세의 폭등은 없다. 집주인은 ‘월세’를 2년에 한번, 인플레이션 상승률에 상응한 일정 범위 내에서만 올릴 수 있다. 또 집주인에게는 정기적인 주택 개·보수 의무가 부과돼 있는 반면, 전체 세입자가 동의할 경우만 그 비용을 ‘월세’에 전가할 수 있다. 소유자가 세입자를 쉽게 내쫓을 수도 없다. 월세가 밀렸다고 무작정 쫓아낼 수도 없다. 6개월 이상 월세가 밀린 경우에만 ‘법원’ 결정을 통해 세입자를 강제 퇴출시킬 수 있다. 더욱이 자기 소유의 집을 구매한 뒤 10년이 경과되지 않은 시점에서 팔게 되는 경우, 모든 시세차익은 ‘연간 정기 소득’에 포함돼 강력한 ‘누진세’ 적용을 받아야 한다. 무려 10년이라는 기간을 ‘자기 집 소유’와 ‘투기’를 구분하는 잣대로 삼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법 적용은 주식 매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주식의 경우는 그 기준이 1년으로, 주식을 1년 안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을 경우 이는 동일하게 ‘연간 정기 소득’으로 등록된다. ‘주식 투자’는 기업의 ‘미래성’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주주들이 최소 1년 앞을 내다볼 수 있도록 ‘투명 경영’을 위해 노력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법 제도들이 보수 기민·기사당에 의해 제도화됐다는 점이다. 2차 대전 이후 1950년대, 옛 서독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었고 덩달아 치솟는 월세로 ‘주거 불안’이 사회문제화됐다. 이때 생겨난 것이 ‘독일 세입자 운동’이다. 월세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집값 안정이 선행과제였다. 주거가 안정될 때 노동력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고 비로소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당시 보수 기민·기사당이 세입자들의 입법 운동을 받아들이면서 펼친 논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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