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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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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올림픽-펜싱] 검객은 금이 고프다

등록 2008-08-07 15:00 수정 2020-05-02 19:25

2008 베이징올림픽 종목별 펜싱 Fencing 금메달 10개

1896년 처음으로 열린 근대올림픽에서 플뢰레와 사브르가 정식 종목에 포함되며 올림픽 역사에 기록되기 시작한 펜싱은 1900년 남자 에페가 추가되면서 종목 체계가 완성돼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등 유럽권 국가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 그러나 한국은 선수들의 빠른 속도와 뛰어난 순간 대처 능력으로 맞서며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펜싱 플뢰레 금메달을 따낸 김영호의 포효는 펜싱이라는 낯선 스포츠를 단번에 한국에 알렸다. 아테네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한국은 세대교체와 꾸준한 국제대회 출전으로 경험을 쌓아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했다. 10개 가운데 7개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선수단은 전력이 많이 향상돼 2~3개 부문에서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세계랭킹 93위를 1년 만에 5위로 끌어올린 한국 펜싱의 비밀병기 정진선(남자 에페)과 여자 플뢰레 남현희 선수는 올림픽 시드 배정 규정상 4강까지는 자신보다 수준이 낮은 선수들과 대결하게 돼 메달 전망이 가장 밝다. 남자 플뢰레의 대들보 최병철은 변칙적인 스타일로 인한 판정의 불이익을 극복할 거리감각만 찾는다면 메달권까지 치고 올라갈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정진선·김승구·김원진·주현승 선수가 나서는 남자 에페 단체전은 8강부터 대진이 시작돼 두 차례만 이기면 메달을 딸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강호인 유럽 선수들은 언제든지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복병이다.

복잡한 펜싱 간단 정리

프랑스에서 시작된 펜싱 경기는 규칙이 복잡해 득점 상황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다. 펜싱 경기는 검과 규칙을 기준으로 플뢰레, 에페, 사브르 등 세 부문으로 구별해 경기를 치른다.

플뢰레 부문은 펜싱 경기 중 가장 고전적인 경기다. 찌르는 것만 인정하면서도 공격권과 방어권을 인정하는 법칙에 따라 경기를 진행한다. 공격을 받은 자는 반드시 방어를 한 뒤 공격해야 한다. 유효 공격 부위는 팔·다리·머리를 제외한 몸통 부분으로 한정한다. 500g 이상의 힘으로 상대의 유효 부위를 칼끝으로 찔러야 승점을 얻을 수 있다.

에페 부문은 플뢰레보다 더 큰 가드가 달린 단단한 칼을 사용한다. 고대 결투 양식이 남아 있는 경기. 상대방보다 먼저 찌르면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먼저 찌르는 기준은 1/24초 이상의 시간차가 나야 한다. 만약 1/25초 이내에 같이 찔렀다면 두 선수 모두 점수를 얻는다. 에페는 전신 아무 데를 찔러도 유효하다.

사브르 부문은 베기 동작이 추가되고 유효 공격 부위도 넓다. 손을 커버할 수 있는 가드가 달린 유연한 검을 사용하며, 공격 부위는 허리뼈 위, 머리, 양팔 등이 모두 포함된다.

개인전은 3분 3라운드, 단체전은 3명이 팀을 이뤄 1인당 3분 3라운드씩 총 9라운드를 치르며, 개인전은 15점, 단체전은 45점을 먼저 얻으면 승리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지난 올림픽에서 사브르 종목에 한해 사용됐던 투명 마스크가 플뢰레에 추가로 도입되고, 전기 판정기가 무선으로 바뀌었다. 도복에 연결했던 선이 없어져 선수들의 활동이 좀더 자유로워진다.

● 베이징올림픽 펜싱 종목 국가대표

플뢰레

코치 김상훈(35·대한펜싱협회)
선수(남) 최병철(27·화성시청)
선수(여) 남현희(27·서울시청) 정길옥(28·강원도청)

남자 에페

감독 조희제(43·대한펜싱협회)
선수 정진선(24·화성시청) 김승구(27·화성시청) 김원진(24·부산시체육회)

여자 에페

코치 심재성(42·대한펜싱협회)
선수 정효정(24·부산시청)

사브르

코치 이석(33·대한펜싱협회)
선수(남) 오은석(25·상무)
선수(여) 김금화(26·익산시청) 이신미(25·익산시청)

● 퀴즈 : 베이징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지는 종목은?

야구와 소프트볼. 미국 메이저리그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야구가 올림픽에서 축출되는 주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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