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살리기]
▣ 우종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drwoo@freechal.com
대중 강연을 할 때, “정신과 의사 아무개입니다”라고 소개하면 필자를 무슨 점쟁이쯤으로 생각하는지 거북해하는 사람도 있다. 하긴 틀린 생각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필자는 눈치가 없어서 사람 마음을 모른다고 아내에게 늘 구박받는데, 그렇게 둔해도 서당개 삼년에 풍월은 읊는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사람을 파악하는 일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다 보면, 상대가 정신적으로 건강한지 아픈지, 단순한 스트레스인지 심각한 건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음걸이, 움직이는 속도, 앉는 자세, 목소리, 표정… 이런 것들이 단서가 된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표정이다. 눈빛이 흔들리거나 얼굴이 굳어 있다면 불안과 스트레스를 뜻한다. 반면 편안하게 미소 짓는다면 거의 문제가 없다. 물론 실없이 웃는 건 곤란하겠지만, 미소가 저절로 배어나오는 표정이라면 최상이다. 그런 이들은 스트레스가 있어도 빨리 회복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일부러라도 자꾸 미소를 짓다 보면 정신이 건강해진다는 뜻이다.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이 꼭 못생기거나 눈코가 비뚤어진 것은 아니다. 자기 이미지가 부정적이고 자신이 없는 이들이 수술을 한다.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 맥스웰 몰츠는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사는 모습을 보니 외모만 바뀐 게 아니라 인생살이 전체가 달라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보다 자기 마음속의 외모, 즉 셀프 이미지가 더 중요하더라는 것이다. 몰츠는 “자기혁신은 내면의 자아 이미지를 바꾸는 데서 출발한다”면서 “정신적 성형수술”을 주창했다.
정신의 성형수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돈 안 들고 손쉬운 방법이 있다. 하루 세번 거울을 보자. 그냥 보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표정을 지어본다. 온화하면서도 밝은 느낌을 주는, 나도 보기 좋은 미소를 짓는다. 입 끝을 귀 가까이 살짝 올리고, 눈을 깜박깜박하면서 크게 뜨고 자신에게 주문을 걸자. “그래 넌 괜찮은 사람이야.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왜 하루에 세번인가? 아침에 세수할 때는 준비된 자세로 하루를 열기 위해서, 점심 식사 뒤 양치할 때는 얼굴 찌푸린 일들을 잊고 활기찬 오후를 시작하기 위해서, 퇴근길 엘리베이터에서는 가족에게 밖에서 겪은 스트레스를 옮기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대하기 위해서다. 자기 인상은 자기가 만들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말자. 어차피 될 일은 되고 안 될 일은 안 된다. 잘 때도 미소를 지으며 주문을 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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