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살리기]
▣ 우종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drwoo@freechal.com
40대 가정주부인 ㄱ씨는 안정된 중산층이다. 수도권에 아파트도 한채 있고, 남편과 아이도 건강하다. 그런데도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걱정이 많다. 왜 그럴까?
ㄱ씨를 만나면 늘 옆집 아줌마들 얘기를 들어야 한다. “옆동 여자만 보면 신경질이 난다. 그 여자는 지방에서 초급대(전문대)를 나왔다. 나는 일류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괜찮은 대학을 나왔다. 그런데도 그 집은 모든 면에서 우리 집보다 잘나가는 것 같다. 남편도 우리 집 양반보다 돈을 잘 벌고, 여자도 수완이 좋다. 그 집 애는 우리 애보다 공부도 잘하고 피아노도 잘 친다. 내가 꿈꿔온 가정을 다 그 집이 이룬 것 같아 부아가 난다.”
한참 듣다가 한마디 했다. “고등학교 때 공부 못한 사람은 영영 나보다 못살아야 해요? 자기한테 그렇게 말하면 무지 화낼 것 같은데요?” 그랬더니 민망한 표정으로 웃는다.
저 집 잘사는 거 꼴보기 싫다, 그것만 생각하지 정작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는 뒷전이다. 이렇게 내 인생의 만족과 즐거움을 밖에서 찾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내 인생의 중심을 남에게 두면, 매사 남의 눈을 의식하느라 정작 내 인생의 낙을 찾고 즐기지 못한다. 남과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나으면 우쭐해서 꼭 티를 내려 하고,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한없이 불행해진다. “정말로 자기가 원하는 것은 뭔가요. 뭘 할 때 가장 즐거우세요?”라는 질문에 대답을 못한다. 할 수가 없다.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까.
한달 만에 마라톤을 완주했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 체력에 맞게 몇km씩 늘려 뛰고 개운한 기분을 즐기면 될 것을 무슨 기록경기 하듯이 자랑한다. 솔직히 그건 자랑이 아니다. 이런 이들은 애 문제를 두고도 꼭 남의 집 애와 비교한다. 아이가 가진 무한한 장점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지 못한다. 그러니 애도 늘 주눅 들고 나는 부족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나마 있던 자신감도 잃어버리게 된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면 그 옆에서 배워서 같이 잘할까, 이렇게 생각하자. 저 집은 몇평이고, 수입이 얼마고, 애 석차는 어떻고… 이런 얘기는 그만 하자. 물론 질투도 힘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긍정적인 힘이 더 좋지 않나. 지난 한주 동안 정말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뭘 하고 싶은지 마음속을 들여다본 적이 있나. 비교하면 인생 피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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