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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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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퇴치법

등록 2004-07-22 00:00 수정 2020-05-03 04:23

[몸살리기]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우리 몸속에 축적된 각종 중금속은 다양한 질병과 증상을 일으킨다. 오염된 공기와 물을 마시고 오염된 음식을 먹고 사는 탓이다. 킬레이트 요법은 현대인을 위협하는 오염된 중금속들을 몸 밖으로 내보내 병을 치료하고 예방해주는 요법이다. 킬레이트(chelate)라는 말은 원래 ‘집게발’(게의 큰 발)이란 뜻의 그리스어 킬레(chele)에서 나왔다. 집게발로 중금속을 집어낸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킬레이트 작용은 EDTA라는 아미노산 복합체가 납, 철, 동, 칼슘, 마그네슘, 아연, 플루토늄, 망간 같은 양전자를 띤 물질에 닿으면 이를 집게발로 집듯 잡아들여 콩팥에서 걸러내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애당초 EDTA는 배관공들이 파이프나 보일러에 낀 칼슘을 제거하는 데 사용했다. 1960년대에 이를 목격한 일부 의학자들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경화된 동맥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혈액의 흐름을 저해하는 플라크는 콜레스테롤이나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니 이를 EDTA로 녹여보려는 것이었다. 연구자들이 실험용 토끼에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음식을 장기간 먹여 동맥 경화를 일으키게 한 뒤 EDTA를 주사했더니 정말로 플라크들이 녹아버렸다.

킬레이트 요법의 투여 방법에는 정맥으로 주사하는 것과 약으로 먹는 것의 두 가지가 있다. 별로 통증이 없는 킬레이트 요법은 주로 외래에서 시술한다. 대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킬레이트 전문가들은 1주일에 평균 1~3회로 해서, 총 치료 횟수는 20~30회를 추천하고 있다. EDTA를 경구적으로 복용하면 흡수율이 겨우 5%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킬레이트 요법의 효과는 어김없이 나타난다. 단지 정맥 주사를 했을 때보다 덜 극적이고 효험이 느리게 나타난다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킬레이트 요법은 혈액순환 질환, 납 중독증, 건망증, 혈관 질환과 연계된 말초혈관 경색으로 생긴 통증에 효험을 보인다. 또 암 환자의 사망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철 중독증 예방, 뱀이나 거미의 독 제거, 심장혈관 수술의 필요성을 줄이는데도 효과가 있다. 체내 산소 대사 과정의 최종 산물인 ‘산소 유리기’는 동 같은 금속과 결합하면서 몸에 해를 끼친다. 킬레이트 요법은 이들 금속을 제거해 산소 유리기와 관계가 있는 암, 만성 성인병, 만성 피로증후군, 노화 퇴행성 변화의 예방과 증상 호전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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