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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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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치는 ‘오십견’

등록 2004-04-09 00:00 수정 2020-05-03 04:23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오십견은 어깨의 통증에 붙여진 ‘병명’이 아니라 ‘별명’이다. 오십대에 흔히 생긴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 오십견이 찾아오면 어깨 부위에 있는 힘줄이나 인대·활액낭·근육 등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느낀다. 오십견 환자들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아파서 옷 입을 때 소매에 팔을 끼거나 등을 긁기가 어려우며, 바지 뒷주머니에 손을 넣기도 힘들고 잠자리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도 불편하다. 이렇게 고통을 겪어도 치료는 매우 힘들다. ‘몇주 동안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더라’ ‘정밀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소견이 없다고 한다’ 등의 불평이 쏟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병원을 찾아도 진단은 제각각이다. 오십견에 대해 ‘어깨관절 건염’이나 ‘동결견’ ‘유착성 견관절염’ ‘활액낭염’ ‘섬유조직염’ ‘근막통 증후군’ 등의 진단이 내려지기에 환자들로선 의사들이 원망스러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십견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제대로 모르는 게 많이 있다. 먼저 오십견이라는 어깨 통증은 오십대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10대에서도 생기고 90대에서도 생긴다. 오십견은 반드시 낫는다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외상으로 어깨 주위의 근육이 끊어지는 것처럼 특별히 아픈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예외 없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일단 오십견이 생기면 낫는 데 평균 1년 이상 걸린다. 물론 발병한 지 몇주 안에 완치되는 수도 있고 몇달 혹은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한 병원에서 1, 2주 치료해도 별다른 차도가 없다고 ‘병원 쇼핑’을 다니는 것은 시간적·경제적으로 낭비일 뿐이다.

그렇다고 치료 기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치료를 열심히 하면 회복 기간을 얼마든지 앞당길 수 있다. 예컨대 물리치료, 작업치료, 전기치료, 운동치료, 약물치료 등을 적절히 병행하면 빨리 나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집에서 스스로 하는 자가 치료이다. 허리를 굽혀 팔은 늘어뜨리거나 손에 모래주머니나 아령을 들고 팔을 흔들어주면 좋다. 수건의 양끝을 양손에 쥐고 마치 등의 때를 미는 식으로 어깨관절을 움직여주면 효과가 있다. 오십견이 생기기 전에 어깨 운동을 매일 5분 정도만 열심히 하면 어깨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두 팔을 앞으로 뻗고 손뼉을 치거나, 팔을 양쪽으로 편 뒤 새의 날갯짓과 같은 운동을 틈나는 대로 잠깐씩 하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어깨를 아끼는 사람은 오십견으로 고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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