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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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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짓는 소리 대신 곡소리뿐

군산·목포·거제·통영·울산·부산 등 2박3일간 6대 조선해양도시를 돌며 들여다본 ‘2016 조선소 노동여지도’
등록 2016-06-01 14:36 수정 2020-05-02 04:28
세계 1위였던 한국 조선산업이 위기다. 조선산업은 어쩌다 벼랑 끝에 내몰린 걸까.
5월18일과 24~25일 사흘간 경남 거제도를 찾아 ‘위기의 조선업’ 현장을 살펴봤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본사가 위치한 거제 지역경제의 70% 이상은 조선산업에 기대고 있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와 전·현직 협력업체 대표, 회사 관계자 등을 스무 명 넘게 만나 벼랑 끝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5월 조선소에서 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두 사람의 유족도 만났다. 에 ‘연장傳’을 연재하는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5월24~26일 2박3일간 주요 조선소가 자리잡은 6개 지역을 돌며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와 금융권, 기업, 노동자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조선업 구조조정의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도 짚어본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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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이었다. 노동의 발자취를 찾아 전국 28개 도시로 떠난 여정, 항구도시에서 배를 짓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의 손으로 건설한 바다 위 세계는 경이로웠다. 하청인생, 떠돌이 물량인생이었지만, 배를 짓는 노동자들의 손에는 제각각의 연장이 들려 있었다. 새벽부터 밤까지 연장 소리가 도시를 휘감았다.

2016년, 벽두부터 항구도시에서 피울음이 들려왔다. 땀내에 전 망치 소리 가득한 조선소가 거대한 무덤이라도 되어버린 듯한 글들이 쏟아졌다. 그런데 배를 짓는 노동자들, 특히 하청노동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았다. 두 눈으로 보고 싶어졌다.

사라진 수천 명의 노동자

5월24일 전북 군산. “아예 군산조선소를 없앤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어요. 현대중공업도 손해 볼 게 없고, 채권단에 구조조정을 했다고 보여줄 수 있잖아요.” 군산시청에서 만난 서동완 군산시의원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최근 군산시의회가 작성한 자료를 건넨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선박 수주 잔량은 올해 13척, 내년 10척이다. 군산시의회는 “군산공장이 울산공장으로 흡수될 경우, 사외협력사는 최악의 상황으로 대량해고 및 기업체 파산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정규직 비율이 80%가 넘는 조선소, 정규직 500여 명을 포함해 5천 명 넘게 일하던 공장에 지금은 3천 명가량 남았다. 정규직은 울산으로 데려가면 그만이지만, 군산의 하청노동자들은 모두 버려진다. 2년 전 만났을 때 “희망이 없다”던 용접공은 수화기 너머 힘없는 목소리로, 물량팀(일용직) 땜쟁이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산업 서해안 시대를 열었다던 정부, 군산에서 1만1천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든다던 회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비정규직 비율이 80%가 넘는 조선소, 정규직 500여 명을 포함해 5천 명 넘게 일하던 공장에 지금은 3천 명가량 남았다. 정규직은 울산으로 데려가면 그만이지만, 군산의 하청노동자들은 모두 버려진다.

2시간 남짓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현대삼호중공업. 1년 만에 다시 찾은 공장이 한산해 보인다. 지난해 5월, 점심을 먹기 위해 석유시추선에서 작업하던 수천 명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던 풍경이 떠올랐다. 그런데 완성된 시추선이 바다 위에 덩그러니 떠 있다. 선주가 계약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두 개의 해양플랜트를 만들던 지난해 일꾼은 2만 명, 지금은 1만4천 명이 일한다. 직영은 4500명, 나머지는 모두 하청이다.

“일감이 내년까지는 있어요. 올해는 기존 물량 그대로 가고, 내년에는 60% 정도로 줄어듭니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 유영창 지회장은 올가을부터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회사가 5월 말까지 사무관리직 141명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생산직도 30명 넘게 신청해 목표를 초과했단다. 일감이 떨어지면 퇴직금이 줄어드니까 정년이 가까운 조합원들이 희망이 안 보이는 회사를 떠나는 것이다. 정규직도 불안한데, 기댈 곳 없는 하청들은 오죽할까. 임금을 떼여 노조를 찾아오는 하청노동자는 있지만, 업체에서 잘린 이들은 조용히 사라진다. 퇴근길 노동자들의 어깨가 축 처져 보인다.

이어서 선박 블록 공장과 조선 기자재 공장이 몰려 있는 대불국가산업단지를 찾았다.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 등 가까운 조선소는 물론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 SPP, STX, 현대미포조선의 물량을 받아서 납품한다. 먼 조선소에서 주문하는 이유는 단가가 싸기 때문이다. 대불공단 290여 업체에는 정규직이 없다. 물량을 받은 회사는 업체에 재하청을 주고, 재하청 업체는 물량팀에 맡긴다.

35년 경력 에이(A)급 용접사는 지난해 말까지 일당 17만~18만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13만원을 받는단다. 숙련공들은 하나둘 떠나고, 중국동포와 이주노동자들이 싼값으로 일한다. “조선소 위기가 기업들이 덤핑 수주해서 생긴 일이지 작업자들이 잘못해서 생긴 일입니까?” 베테랑 용접사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90억원 혈세는 누구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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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하구둑을 지나 목포 시내로 나간다. 노조(금속노조 서남지역지회)에서 체불임금이나 산업재해 상담 등 홍보물을 나눠주는 곳을 지났다. 과거에는 여기서부터 공단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한산하다. 지난해 중순부터 달방(월세방)도 많이 빠졌다.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해 1만 명이 이곳을 떠났다. 뒤늦게 전라남도에서 업체당 20억원을 지원해준다는 얘기가 들린다. 조기형 금속노조 서남지역지회 지회장은 “80명이 일하는 업체 사장이 5명만 4대 보험을 신고하는 일이 허다한데 왜 업체 사장에게 돈을 주느냐”고 말한다.

5월25일, 경남 통영 앞바다에 유조선이 떠 있다. 탱커(액체운반선)를 만드는 중형 조선소 성동조선해양이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실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전격 발표된 법정관리, 조선 구조조정의 첫 희생양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우조선해양이나 대형 조선소를 찾는데, 진짜 열악한 곳은 우리 같은 중형 조선소예요.” 성동조선 강기성 지회장의 말이다. 성동조선에서 일하는 노동자 8천 명 중 정규직은 2천 명. 사내하청 6천 명 대부분이 물량팀이다. “물량팀에 대한 정확한 인원 통계도 없어요. 회사도 자료를 안 주고요. 정치권에서 대책을 논의하려면 정확한 수치부터 확인하는 게 우선 아닌가요?” 회사는 올해까지 사내하청 2천 명을 감원한다고 한다. 예전에도 물량팀이 대거 나갔지만, 조선 3사가 흡수할 수 있었다. 지금은 갈 데가 없다.


“물량팀이라는 다단계 하도급을 방치한 결과 오늘의 파국이 예정된 거죠.” 업체 사장들은 돈을 갖고 튀는데, 법은 너무 멀리 있고, 하청노동자들은 분노 대신 체념한다.

2013~2014년 통영이 고용특구로 지정받아 고용유지지원금을 90억원 넘게 받았지만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지원받지 못했다. 국민 세금이 노동자가 아닌, 하청 사장 주머니로 들어간 것이다. “저는 2013년 4500명이 잘려나가는 걸 경험했어요. 물이 빠질 때는 엄청나게 빠른데, 들어올 때는 천천히 들어와요. 채용하고 싶어도 안 됩니다. 회사도 알고 있고요.” 조선산업의 경쟁력은 숙련된 손기술인데, 막 잘랐다가 경기가 좋아져 숙련공을 구하려고 하면 찾기 어렵다는 걸, 정부만 모르는 걸까?

고성조선해양산업특구를 한 바퀴 돈다. ‘거제통영고성지역 조선소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이승호 집행위원장이 안내한다. “앞으로 보게 될 모든 조선소에는 정규직 생산직은 한 명도 없고, 물량팀이 70~80%인 비정규직 조선소입니다.” 3만톤 내외 탱크선을 만드는 SPP조선은 공장이 멈췄다. 지난해 가을부터다. 많을 때는 1500명 이상 일했던 공장이다.

이어 천해지조선에서 이름을 바꾼 고성중공업을 지난다. 이승호 집행위원장은 "ㅅ기업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거제 통영 고성 지역에서 금속노조로 들어온 임금체불 상담 중에서 상담 건수가 가장 많은 회사다"라고 말했다. ㅇ기업의 경우에는 사내협력업체 사장이 도망갔는데, 노동자들이 블록공장을 점거해 체불임금을 해결했단다. “물량팀이라는 다단계 하도급을 방치한 결과 오늘의 파국이 예정된 거죠.” 업체 사장들은 돈을 갖고 튀는데, 법은 너무 멀리 있고, 하청노동자들은 분노 대신 체념한다. 이들이 스스로 일어서라는 뜻에서 선전물 이름을 ‘바지선’으로 지었다. 지금은 누군가가 끌어주지만, 나중에는 동력을 달고 스스로 항해하겠다는 뜻이란다.

1개월에 1명꼴로 죽었다

STX고성조선해양. 이승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떼인 임금을 돌려달라”며 공장 앞에서 농성한 적이 있다.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하루 종일 장송곡을 틀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조선소 하청 대량해고 정국, 전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책위가 작은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을까? 고성조선해양산업특구를 한 바퀴 돌아 나와 통영터미널로 가는 길에 현수막이 하나 걸려 있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안내하는 글씨가 코딱지처럼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정부와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거리만큼 멀리 있다.

여야 원내대표단이 대거 방문해 노조위원장을 만나고 간 곳, 거제 대우조선해양. 현시한 노조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아주 간단하다. 조선을 사양산업으로 보지 말라는 것과 노·사·정 대화의 테이블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선 사업부를 분할하는 건 목숨을 거는 일이 있어도 막겠단다. 해외 매각의 전 단계이고, 중국이 사갈 가능성이 100%이며, 쌍용자동차와 똑같은 사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노·사·정 대화 테이블에 하청노동자의 대표가 앉을 자리는 있을까?

정규직 노조 간부인 양병효 고용안정부장은 ‘물량팀’을 하청업체 본공으로 바꾸고 4대 보험에 가입시키는 운동을 했다. “간단하다. 고용노동부가 와서 업체 사장에게 일하는 사람 명단 달라고 하면 해결된다. 그걸 안 해서 우리가 업체에 공문 보내고, 일하는 사람 확인해 사내업체의 80~90%가 4대 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사외업체와 해양플랜트 부서 쪽은 50%도 가입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 정문, 하루 일이 끝난 노동자들이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타고 떼지어 나온다. 해양플랜트에서 배관사로 일하는 하청노동자는 이곳으로 옮기기 전까지 일당이 16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4만원이란다.

노조가 없는 공장, 지난 6개월 사이에만 3명이 자살하고, 3명이 중대재해로 죽었다. 모두 사내하청이다. 갈개(그라인더)를 빼다가 자기 다리를 갈아버린 노동자는 하청업체 차에 실려 나갔다. 빨리 119 구급차나 원청인 삼성중공업을 불렀으면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청의 설움이 짙은 거제의 밤이 깊어간다.

정규직의 반성과 0.1%의 도전
경남 통영에 있는 성동조선해양에서 유조선을 만드는 노동자들. 박점규

경남 통영에 있는 성동조선해양에서 유조선을 만드는 노동자들. 박점규

5월26일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 회사는 지난 5월10일 채권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컨테이너선 등 상선 건조를 중단하고 고부가가치 특수선(수송함)에 집중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상선 물량이 완전히 소진되면, 정규직 인력은 특수선으로 옮긴다. 다 수용하지 못하면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파견한단다. 희망퇴직으로 60명이 이미 나갔다. 2천 명이 넘었던 사내하청은 1500명으로 줄었는데, 모두 집으로 가야 한다. 공장을 부산항 북항에 있는 신선대부두로 옮기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조선산업 1번지 한진중공업. 회사는 금싸라기 땅을 챙기고, 정규직은 고용을 챙기는데, 하청은 체념과 한숨을 챙긴다.

“노동조합이 힘이 없어서 생긴 문제입니다. 노조 간부들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에 이 사태를 방치한 거죠.” 박성호 전 한진중공업지회장의 말이다. 위기의 조선소, 정규직 노조의 이해와 요구는 회사와 하청노동자들, 누구와 더 가까울까?

한진중공업 박민식 지회장은 한 토론회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부산·양산·김해 일대 449개 조선 기자재 공장에만 2만4천 명이 일하고 있단다.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인데, 노조가 없어 이들의 목소리를 낼 공간이 전혀 없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찡했다.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탄 승객들이 달려와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있던 김진숙 위원을 구하고, 해고자를 복직시켰다. 이제 조선소 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희망버스를 타자고 하면 같이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전국 조선소 중 유일하게 하청노동자 노조가 결성된 세계 1위 조선소 울산 현대중공업으로 향한다. 가장 많은 비정규직이 이미 잘려나갔고, 앞으로도 잘려나갈 공장. 하창민 사내하청지회장이 조선소 위기의 주범 중 하나로 하청업체의 불법을 얘기한다. 물량팀장은 하청에 상납하고, 하청은 물량을 받기 위해 원청에 상납한다. 하청업체가 야유회를 1년에 두 번 가는데, 물량팀장이 100만원을 내고, 하청 소장이 받는 뒷돈이 월급보다 많다는 소문이다. 인원을 속이고, 성과급을 받아서 물량팀에는 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단다.

그런 하청업체 대표단이 조선소 위기를 틈타 9대 요구안을 만들어 전달하고, 울산시는 세금으로 지원하려 한단다. 고용노동부나 검찰이 하청업체 몇 개를 찍어 장부를 뒤지면 불법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날 텐데, 거꾸로 돈을 준다니 분통이 터진다.

“쫓겨나는 물량팀 노동자들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도록 해준다는데, 피가 철철 흐르는데 반창고 한 개 붙인다는 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현대중공업이 하청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구조개혁이 이루어져야 기술력도 축적되고 산재 사망 사고도 줄일 수 있다.” 사내하청 조합원들은 6월8일 파업하고 서울에 올라가 국회와 정부에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하루 일과를 마친 하청노동자들이 하나둘 노조 사무실로 모여든다. 조선, 해양플랜트, 현대미포조선의 하청업체 본공(상용직)과 물량공들이다. 2003년 만들어진 노조, 지난해 정규직노조와 함께 노조가입운동을 벌여 조합원이 늘었지만, 블랙리스트가 두려워 많은 하청노동자들은 사무실 근처에도 오지 못한다. 10개 조선소 13만 명의 하청노동자 중 노조에 가입한 용기 있는 하청노동자는 0.2%도 안 된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에게 기성(도급비) 삭감으로 2015년은 ‘업체 폐업’의 해, 올해는 ‘임금 삭감’의 해다. 올해는 원청이 진두지휘해 두 차례에 걸쳐 월급 3만원을 깎았단다. 그런데 사내하청노조 대의원이 있는 2개 업체에서는 일당을 깎지 못했단다. 용기 있는 소수의 힘이다.

20년 동안 일당은 2만원 깎이고

“현대중공업에서 12년 만에 어용노조를 몰아내고 민주노조를 세웠잖아요. 젊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하청노동자들과 연대해 싸운다면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하청노동자 이민수(가명)씨가 일산해수욕장 앞바다를 바라본다. 올해로 이곳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서 일한 지 20년이 된 고숙련공이다. 조선소 인생, 그의 손을 거쳐간 수천 척의 배가 5대양 6대주를 항해한다. 그가 처음 받았던 일당이 15만원이었는데, 올해 일당은 13만원이다. 세계 1위 조선소를 만들어준 노동자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대우다.

조선소 13만 하청노동자들의 가슴 깊이 새겨진 체념이 용기로 바뀌는 시간은 언제쯤일까? 하청노동자들의 작은 울타리가 되기 위해 싸우는 이들이 있어 그나마 행복한 여정이었다.

군산·목포·거제·통영·울산·부산=글·사진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 @ccomark, ccamc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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