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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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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율은 파란불

등록 2001-11-07 00:00 수정 2020-05-02 04:22

8월 이후 계속 하락…반도체는 가장 큰 증가세

재고율은 현재의 경제상황 및 체감경기, 그리고 미래의 경제전망까지 담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를 가장 민감하게 타는 지표 중 하나다. 통계청이 내놓은 ‘9월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재고율(재고지수/출하지수)은 81.5%다. 출하와 재고지수는 지난 95년을 100으로 잡은 뒤 그 규모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따진다. 따라서 재고율이 100% 이하라면 출하 증가폭에 비해 재고 증가폭이 적다는 뜻이다. 재고율이 경기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는 추세로 살펴보면 더 뚜렷해진다.

재고율은 지난 4월 86.9%를 기록한 뒤 7월 89.3%까지 올랐다가 8월(85.2%) 이후 떨어지고 있다. 물건이 잘 팔려나가면 재고율이 낮아지게 마련이므로 이런 흐름은 경기회복 조짐을 엿보게 해준다. 출하는 올 들어 내리 마이너스(7월 -5.8%) 곡선을 긋다가 9월 들어 4.4%로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다. 거꾸로 재고는 7월에 15.7%까지 올랐다가 8월부터 내림세로 꺾인 뒤 9월에 11.3%로 더 떨어졌다. 재고율 하락은 곧바로 제조업 평균가동률 상승으로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제조업 가동률은 8월(73.2%), 9월(74.9%)로 계속 상승하고 있어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9월 재고율 하락은 10월 초 추석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출하가 늘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산업별 9월 재고현황은 휴대폰 등 음향통신기기(-17.1%)와 의복 및 모피(-14.1%)에서 1년 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음향통신기기는 휴대폰을 중심으로 공급물량이 달릴 정도로 잘 나가서 그런 반면, 의복 및 모피는 수출이 안 되자 아예 생산을 줄인 탓이다. 재고가 가장 크게 늘어난 품목은 반도체로 53.7%나 증가했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과잉공급과 경기부진을 한눈에 보여준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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