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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슈퍼스타’의 첫 주인공은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다. 노래 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그는 투표 과정에서 영화 의 주인공인 ‘첫사랑 아이콘’ 수지(18)를 가볍게 제치고 1위로 뽑혔다. 지난 7월 유튜브에 첫선을 보인 뮤직비디오 동영상은 지금까지 9억8800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미국 빌보드 차트에는 2위까지 올랐다.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셈이다. 맞다. 출세했다. 요즘 활동하는 미국에서는 전용 리무진이 있다. 헬기도 가끔 탄다.
미국에서의 활동이 인상적이었다. <nbc> 토크쇼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말춤을 가르쳐주고, 마돈나 콘서트에서는 한 무대에 서더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오바마·롬니의 선거 패러디송으로 이 나오던데 신기하더라. 기자도 그런데 나는 오죽하겠나. 마돈나 들어올리는 안무는 좀 힘들었다. 끙. 해외에 있느라 18대 대선 투표도 못했다. 그런데 왜 아무도 내 노래를 선거송으로 안 썼을까.
선거 이야기는 이제 그만. 여하튼, 유명세 타며 상복도 터졌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옥관문화훈장을 받고, ‘MTV 유럽뮤직어워드(EMA) 2012’에서는 한국 가수 최초로 ‘베스트 비디오’ 부문상도 받았다. 그래도 지난 10월 서울 시청광장 공연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무대 위에서 소주 한 병 원샷 하고, 웃통 벗고 춤추니 다들 기억 많이 해준다. 가수 김장훈 형과의 갈등도 소주로 풀었다. 원래 난 사상이 울퉁불퉁한 남자니까. 이 인터뷰도 잘 넘어가려면 소주가 필요하다. 자,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원샷.
꺼억. 올해 미국 대륙에 진출한 주인공은 싸이뿐만이 아니다. 스포츠 부문의 주인공인 ‘괴물 투수’ 류현진(25)도 있다. 그는 12월11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와 공식 계약을 맺고 입단식을 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9)의 은퇴 뒤에 들려온 이 낭보에 야구팬들의 가슴이 설레고 있다. 그런데 입단식 때 펼쳐 보인 다저스의 새 유니폼은 ‘울트라 엑스라지’(UXL) 사이즈쯤 돼 보였다. 최고 구속 95마일(153km)이 다 이 덩치에서 나오는 거다. 여기 내 등번호 보이나? 나인티나~인. 한화 이글스에서 뛸 때 받았던 99번 달았다.
내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뛰며 시즌 10승 이상과 2점대 방어율을 목표로 제시했다. 박찬호가 세운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승(124승) 기록을 넘어서겠다는 뜻도 밝혔던데. 박찬호가 유일한 경쟁 대상인 건가? 박찬호 선배에게는 미안하지만 최종 목표는 ‘제2의 코리안 특급’이다. 보고 있나, 박찬호(선배님)?
역시 자신감이 넘친다. 언론 인터뷰에서 “직구와 체인지업이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얘기를 괜히 한 게 아닌가 보다. 먼저 미국에 진출한 추신수(30) 선수가 신시내티 레즈로 옮기게 돼 타자-투수 맞대결을 기대하는 팬도 많다. 그런데 난 솔직히 연봉이 가장 궁금하다. 얼마 받나? 연봉 많이 받으면 뭐하나? 햄버거 사묵겠지. 알려진 대로 내년 시즌 연봉은 250만달러(약 27억원)이다. 2014년에는 350만달러, 2015년에는 400만달러, 2016년부터는 3년 동안 700만달러씩 받는다. 연봉도 곧 추신수 형 따라잡는다. 보고 있나, 추신수(선배님)?
산재 승인 결실 맺은 2012
사회 부문 슈퍼스타의 유명세도 만만치 않다. 이들의 이야기는 2012년 한 해 동안 세 권의 책과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스티브 잡스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희귀성 질병 문제를 다루고 있는 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올 한 해 동안 (김수박), (김성희), (희정), 그리고 영화 에 자세히 소개됐다. 반올림은 2007년 삼성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문제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뒤 꾸준히 활동해왔는데, 유독 올해 주목받은 이유는 뭘까.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파악한 희귀병에 걸렸다는 제보자 수는 146명, 이 가운데 사망자 수는 58명이다. 그동안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인정을 안 해오다가 지난 4월 재판을 통해 처음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올해만 6명이 투병 중 사망했다고 들었다. 당시 여러 노동자들이 소송을 진행했는데, 삼성전자 기흥·온양 공장에서 일하다 혈소판감소증 및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아온 김지숙(37)씨 사례만 산재로 인정받았다. 이처럼 산재를 인정받는 일이 쉽지 않은 이유는 뭔가. 삼성 쪽의 회유·압박 때문에 너무 힘든 싸움이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국민이 좀더 정직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던데, 과연 누가 할 소리인지.
그래도 2012년에는 반올림의 고생이 결실을 맺기도 했다. 최근 나온 두 번째 산재 승인 말이다.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한 뒤 유방암으로 사망한 김아무개(당시 34살)씨 사례를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로 인정했다. 지난 7월에는 국제학술지인 (IJOEH)에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논문도 나왔다. 역시 사회의 관심이 중요하다. 대기업과의 싸움은 만만치 않기에.
대기업과 싸우는 건, 경제 부문 슈퍼스타도 마찬가지다. “암탉이 마당에서 여기저기 다니며 아무거나 먹어치운다고 목을 비틀면 어떻게 되나. 알도 못 낳고 나눠먹을 게 없어진다. 비유를 들면 일정한 울타리 안에 가둬놓고 모이를 먹게 하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에 나오는 대사의 한 장면… 이 아니라 김종인(72)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한 발언이다. 2012년 대선판에 ‘경제민주화’ 이슈를 불붙게 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경제 부문 주인공으로 뽑혔는데 한 말씀. 사실 내가 경제민주화의 아이돌… 아니 아이콘 아니겠나. 1987년 헌법 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은 사람이 나다.
와, 짝짝짝. 그래도 실천이 중요한 거 아니겠나. 실제로 김 위원장은 박정희 정권에서 의료보험제를 도입하고, 노태우 정권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하며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재벌 규제로 꼽히는 5·8 조처(대기업 비업무용 토지의 강제 매각)를 이끌었다. 여야를 넘나들며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다가 박근혜 당선인 캠프를 선택했다. 내부 저항이 장난 아닐 텐데. 뭐,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그래도 박 당선인이 내 얘기에 가장 귀기울인다. 다른 사람들은… 어휴.
앞으로의 행보, 쉽지 않아 보이긴 한다. 지난 총선에서는 대기업 출신 인물을 공천하는 등 당이 경제민주화 의지를 담아내지 못했다고 비판도 했고, 대선 과정에서도 박 당선인의 측근인 홍사덕 전 의원, 최경환 의원 등과 갈등을 빚었다. 심지어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기존 순환출자 해소 정책은 공약에서 빠졌다.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가봐야 알 것 같다. 잘돼야 할 텐데…. 잘될까? 잘되겠지?
사실, 잘 모르겠다. 다음, 정치 분야는 올해 대선주자들을 제외하면 영 썰렁하다. 그러나 유일하게 대선판을 즐겁게 한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tvN <snl>에 나왔던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 캐릭터들이다. 영국 <bbc>의 를 패러디한 정치풍자극으로 대선판을 재밌게 그려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대선 TV토론을 풍자한 ‘구라돌이’(이정희 전 후보), 삽을 든 ‘앰비’(이명박 대통령), ‘특공 당수’를 선보이는 ‘문제니’(문재인 후보), 거친 욕설을 내뱉는 ‘또’(박근혜 당선인), 그리고 말 없는 ‘안쳤어’(안철수 전 후보)의 상황극은 실제 대선판을 강하게 풍자했다. ‘여의도 텔레토비’ 캐릭터들 모두 소감 한 말씀 하신다면? (모두 침묵)
언제 다시 볼까, 여의도 텔레토비
선거 결과를 보고 겁먹은 걸까. 하긴 대선 기간에 새누리당이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를 문제 삼은 일을 떠올리면 그럴 만도 하다.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후보로 출연한 출연자가 가장 욕을 많이 한다”며 “이미지가 남아 시청자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당선인 역할을 맡은 ‘또’가 극중에서 ‘구라돌이’와 ‘문제니’를 너무 때리고 심한 말도 한다는 건데, 웃자고 한 농담에 죽자고 덤벼든 꼴이다. 지난 11월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해당 내용이 후보자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고, 선거 관련 풍자 내용 자체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개그는 개그일 뿐. 우리 좀 오해하지 말고 삽시다. 2012년 큰 웃음 준 ‘여의도 텔레토비’,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으려나.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bbc></snl></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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