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입으로 생활에 불편함이 없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대졸 초임’과 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그에 한참 못 미치는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껏해야 책 사고 밥 먹는 게 지출의 전부이며, 월급은 늘 반 이상 남는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혼자’ 문제없이 지내왔다, 고 생각했다.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배경으로 한 (The girl in the cafe)라는 다소 ‘낭만적인’ 영화가 있다. 여자 주인공은 ‘빈곤’에 대해 논하는 각국 정상들 앞에서, 3초에 한 명씩 굶어죽는다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언급하며 실천 없이 공허한 말뿐인 그들의 태도를 비판한다. 영화가 낭만적인 것은 주인공의 이러한 행동을 계기로 정말(!) G8 정상회담이 변모하게 된다는 결말 때문이다.
짐짓 냉소적으로 영화를 소개했지만, 2005년 9월5일 나는 이 영화에 대한 긴 감상문을 블로그에 올렸다. 지금은, 바깥세상에 대해 화만 내고 있던 당시의 치기어림보다 ‘혼자’ 골방에서 책만 들여다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 더 부끄럽다.
오늘 제3세계·빈곤아동 후원기구에 대해 검색해봤다. 단조롭기만 한 내 지출 목록을 하나 더 늘리기 위해서다.
이유빈 사진자료 담당 eubins@hani.co.kr·일러스트레이션 이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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