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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퀸카로 살아남는 법

등록 2005-05-26 00:00 수정 2020-05-03 04:24

스탠드업과 투어로 훈련된 미국 코미디우먼들, 섹시하고 씩씩하게 주류를 장악해나가다

▣ 뉴욕=양지현 / <씨네21> 통신원 msn.com@hani.co.kr>jihyunyang@msn.com

미국의 ‘코미디언’은 코믹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 클럽이나 극장에서 원맨쇼를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또는 코미디나 즉흥 코믹연기 극단 등에서 공연 경험이 있는 연기자를 말한다. 이들은 자신이 쓴 내용을 토대로 극장에서 공연을 하거나 록그룹의 콘서트 투어처럼 ‘코미디 투어’로 미 전국을 다녀야 한다. 코미디언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현대 사회상과 문제점, 한마디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 배우들에 비해 세상을 보는 눈이 날카롭고, 이들의 공연은 유머스럽지만 뼈가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티나 페이, <새터데이…>를 접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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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코미디언 중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들 중 일부가 코미디 투어 중 TV나 영화에 발탁된다. TV의 경우 대표적인 스케치 코미디 쇼인 TV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가 있고, 이외에도 코미디언 특유의 입담과 글솜씨를 살릴 수 있는 시트콤, 토크쇼, 기타 스케치 코미디 프로그램 등에서 소수의 ‘선택된 코미디언’이 활약하게 된다. 그리고 TV에서 인기를 얻는 또 다른 소수가 영화로 발탁된다. 로빈 윌리엄스나 벤 스틸러, 빌 머레이, 에디 머피, 크리스 록, 짐 캐리, 제리 사인펠드 등이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성공한 코미디언들.
여성 코미디언 역시 예외는 아니다. 남성과 똑같은, 어쩌면 더 어려운 관문을 뚫고 경쟁한다. 이 중 일반에 알려진 여성 코미디언은 로젠 바, 로지 오도넬,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 우피 골드버그, 프랜 드레셔, 릴리 톰린 등 극소수다. 이들은 정치와 사회의 문제점 외에도 여성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관객들과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여성의 섬세함과 자상함을 강조한 코믹이 있는가 하면, 남성 못지않게 걸쭉한 입담을 펼치는 코믹들도 많다.
최근에는 남성 주도의 코미디에서 젊은 여성 코믹들의 활약이 커지고 있어 큰 기대가 된다. <새터데이…>는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으로, 대표 코미디 작가의 자리는 늘 남자들의 차지였다. 그러나 1999년부터 사상 처음으로 여성 코미디언인 티나 페이가 이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자신이 쓴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히트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페이 외에도 <새터데이…>에는 현재 레이철 드래치, 메이미 폴러, 마야 루돌프 등 여성 멤버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낮시간의 토크쇼 역시 여성 코미디언들의 우세 분야. 98년부터 2001년까지 로지 오도넬이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며 토크쇼 <로지 오도넬 쇼>를 진행했고, 최근에는 엘런 드제너러스가 토크쇼 <엘런>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임신 뒤 남편 케빈 페더라인과 함께 처음으로 TV 인터뷰를 한 곳도 바로 <엘런>이다.
시트콤 <프렌즈>로 알려진 리사 쿠드로 역시 코미디 극단 출신. 쿠드로는 <프렌즈> 이후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듯 케이블 채널 에서 즉흥 리얼리티 코미디 쇼 <컴백>으로 6월부터 시청자들을 찾는다. 현재 미국 최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꼽히는 크리스 록이 수제자(?)처럼 키운 완다 사익스는 케이블 채널 <코미디 센트럴>에서 <완다 더즈 잇>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흥행 1위를 차지한 제니퍼 로페즈와 제인 폰다 주연 <몬스터-인-로>에서도 코믹 연기로 인기를 끌었다. 시트콤 <우피>의 종영 뒤 다시 스탠드업 코미디로 돌아간 우피 골드버그는 자신의 브로드웨이 공연 20주년을 기념한 <우피: 백 투 브로드웨이>로 방송과 브로드웨이 장기 공연을 가져 건재함을 과시했다.

공화당 표적 된 마거릿 조와 재니언 가로팔로

스탠드업 코미디언 중 반부시 발언으로 공화당의 표적이 된 여성 코미디언들도 있다. 한인 코미디언 마거릿 조와 영화 <청춘 스케치>의 재니언 가로팔로가 그들. 마거릿 조는 반부시 발언 뒤 한국계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 내용의 이메일을 수없이 받았다고 한다. 가로팔로 역시 영화 출연 제의가 거의 끊어질 정도였다고. 하지만 마거릿 조는 현재 자신의 네 번째 스탠드업 코미디 투어 <어새슨>(Assassin Tour)을 준비 중이며, 자신이 쓰고 출연한 독립 코미디 영화 <뱀뱀과 셀레스트>(Bam Bam & Celeste)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가로팔로 역시 독립영화에 출연 중이며, 진보주의 라디오 채널 <에어 어메리카 라디오>에서 정규 토크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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