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전국장애인 만화페스티벌(주최 기쁜우리복지관)에서는 모자가 나란히 당선되는 일이 생겼다. 장애인 부문에서 어머니 홍미경(34)씨가 카툰부문에서 금상을, 비장애인 부문에서 홍성훈(12)군이 특별상을 받은 것이다.
성훈이의 작품 제목은 ‘울엄마’. 홀로 자기를 힘들게 키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성훈이가 다섯살 때, 척추가 좋지 않던 어머니 홍씨는 수술을 받던 중에 영영 허리를 못 쓰게 되고 말았다.
“제가 혼자서 자기를 기른 걸 아니까요. 남자애라서 평소에 티내지는 않지만 가끔씩 툭툭 던지는 말을 들어보면 엄마를 참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홍씨는 수술을 받은 뒤 처음 일년은 전혀 거동조차 못하고 자리에 누워 있으면서 배설물까지 남이 받아내야 했다. 이듬해 여름 무렵에야 혼자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 지금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홍씨의 금상작품은 그래서인지 휠체어에 탄 장애인에 관한 그림이다. 제목은 ‘보인다 보여’. 앞이 가려져 보이지 않아 목을 자꾸 빼다보니 휠체어에 탄 장애인의 목이 길어졌다는 내용이다.
만화는 홍씨에게 자기표현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생계유지의 수단이기도 하다. 어린이 출판사를 위해 동화를 여덟쪽짜리 만화로 만드는 것이 그가 하는 일. 여기서 나오는 수입과 정부보조금으로 홍씨네 세 가족은 살아간다. 미혼모로 낳은 성훈이, 2년 전 이혼한 남편에게서 낳은 딸 은지(5), 그리고 홍미경씨.
“둘째애를 기를 때 기쁜 만큼 좌절도 컸던 것 같아요. 성훈이가 어렸을 때는 친정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었지만 둘째애 때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아기 돌보는 과정 하나하나가 시험이었다. 우유를 먹이거나 아기를 안는 간단한 동작도 홍씨에게는 고된 일이었다. 지금 은지는 소소한 심부름을 할 정도로 똑똑한 다섯살배기다. 그러니까 홍씨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집안의 가장이자, 만화가인 장애인인 셈이다.
너무 짐을 많이 짊어진 우울한 사람이 아니냐고? 자신을 ‘미시 홍’이라고 소개하는 밝은 생활인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기를 때 느낀 보람이 생생해선지, 만화 중에선 를 제일 좋아한다고.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를 좋아한다는 홍씨는 “처럼 유행타지 않는 만화, 생활 속의 잔잔한 이야기가 소재인 만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라고 자신의 꿈을 밝혔다.
홍씨와 성훈군의 작품은 10월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애니메이션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이민아 기자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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