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의 내란 방조 및 위증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025년 8월27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국무위원들에게 국무회의 참석 확인 서명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행정부 2인자로서 위법한 비상계엄을 반대하지 않은 부작위를 넘어 서명을 요구하는 등 적극 행위를 통해 계엄 선포에 조력했다고 판단하고 2025년 8월29일 그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가 끝나고 (국무위원에게) 서명을 하라고 한다”라며 “서명을 못 하겠다고 반대하는 국무위원에게 (한 전 총리가) ‘서명은 하고 가라. 참석했다는 의미 아니냐’라는 취지의 이야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당시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등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서명을 거부하면서 실제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사실은 당시 국무위원들의 진술로 드러났고 이 점은 한 전 총리도 시인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위법한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 건의는 물론, 사후적으로 서명을 요구하는 등 적극행위를 통해 윤석열을 조력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분석한 결과, 한 전 총리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국무회의 의결정족수를 확인하는 모습도 포착했다. 박 특검보는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소집과 관련해 김용현 전 장관과 필요한 국무위원 수에 대해 계속 현황 점검을 한다. 손가락으로 대화하면서 ‘4명 필요하다’, ‘1명 남았다’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조태열 당시 외교부 장관이 수령을 거부한 ‘계엄 지시 문건’을 챙긴 뒤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16분 동안 논의를 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2024년 12월4일 새벽 1시2분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음에도 한 전 총리가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 소집에 나서지 않았다고도 판단했다. 박 특검보는 “국무조정실장이 국회 상황을 지켜보다가 한 전 총리에게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 소집 건의를 해야하는 거 아니냐 했는데, (한 전 총리는) ‘기다리라’면서 아무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며 “해제 지연 부분도 한 전 총리가 빨리 움직였으면 한시라도 빨리 이뤄졌을 것”이라고 했다.
박 특검보는 구속영장 재청구 없이 즉각 불구속 기소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영장 기각 사유에서 사실관계 다툼이 없다는 이상 수사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기존 영장 관련 법원 판례를 고려할 때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 없다는 경우 다시 (결정이) 번복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 그래서 재청구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 당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직무유기 고발 사건 등에 대해선 “계속 수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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